주택경기부양책에 거래는 급증 가격은 요지부동

정부 "세제ㆍ금융ㆍ주택건축법 모두 완화...더 해줄게 없다"

지난해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며 청약률 신기록이 나오고 기존주택 거래량도 급증했지만 주택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토부가 발표한 '2015년 1월 주택거래동향'을 보면 주택거래량은 전년대비 34%나 증가했지만 주택가격은 하반기 다소 상승하다 연말에 상승세가 멈추면서 결국 2% 상승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거래량 증가세를 감안하면 사실상 주택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주택가격이 이렇게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아파트 가격상승을 주도하던 서울 강남이나 수도권의 주요 아파트들이 작년 9, 10월 상승분위기를 타다 연말을 지나면서 오름세가 멈추고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부산과 대구 등 지방 아파트 가격이 작년 한 해동안 5~8% 상승해 전국적으로 2% 수준의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리의 주택시장에 근본적인 구조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택으로 재산을 증식하려는 투자목적이 줄어들고 실수요자 중심의 거주목적 주택구입으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박사는 "주택시장이 과거처럼 가격상승을 기대해 추격매수를 하는 투자수요보다는 주거 목적의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투자보다는 주거목적에 맞는 적정가격의 주택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전세가격이 고공행진을 해나가는 것을 보며 이러한 임대수요가 구매로 돌아 설 경우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직도 중견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가 곳곳에서 가격할인을 하고 있어 상승흐름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남아있는 미분양 물량이 더 줄어들고 부실화된 중견건설사들이 정리되면 거래량 만큼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주택거래량은 지난 1월 7만9천세대가 거래돼 역대 최고 거래량을 보인 2007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제, 금융, 주택ㆍ건축 등 전분야에 걸친 정부정책에 힘입어 위례에서 139대1 이라는 사상초유의 청약률이 나오고 그동안 쌓였던 미분양 잔량도 8만 세대에서 4만세대로 감소하는 등 아파트거래가 활기를 띠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주택거래량은 과거 호황시절 못지 않은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막상 주택가격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정책당국과 업계는 원인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