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25일 취임 후 첫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나서 답변하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총선 불출마 요구에 "적당한 시점에 밝힐 것"
이완구 국무총리는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서면서 국무총리로서 첫 신고식을 치렀다.
특히 차기 총선 불출마 종용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를 주문하는 야당의원들의 요구에 말을 아끼면서 난감함을 드러냈다. 총리가 된 후 9일 만에 진행된 대정부질문이어서인지 의원들의 질문에 "아직 파악이 되지 않았다",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답변 올리겠다"며 답을 미루기도 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총선 출마 입장과 관련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있기 때문에 적당한 시점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은 이 총리를 향해 "경제를 살려야 할 골든타임이 열 달 밖에 안 남은 장관이 부처를 잘 이끌 수 있겠는가"라며 "총리만큼은 총선 불출마 입장을 표명하고 내각을 책임지고 대통령을 보좌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거듭된 입장 촉구에 이 총리는 "이번을 저의 마지막 공직기회로 삼고 모든 걸 바쳐서 하겠다는 말씀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이 총리는 비선실세 논란을 야기한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이 보직만 바뀐 채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과 관련해 "이들의 사퇴를 주장해야하는 거 아니냐"는 새정치연합 박완주 의원의 질문에 "대통령 비서실 인사는 대통령 고유권한이라서 제가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비켜갔다.
이에 박 의원이 "대통령에 쓴소리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압박하자, "앞으로 적당한 기회에 잘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고 에둘렀다.
또 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이인규 전 중앙수사본부장이 당시 사건을 국정원이 공작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수사해야한다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부정적 의미가 있는 거 같은데...사실 관계를 몰라 파악을 해봐야겠다"고 즉각적인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또 같은 당 심재권 의원이 북한이 요구하는 키리졸브 훈련 축소와 관련해 "남북대화를 열기 위해 이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고도의 정치적 결단과 군사적 측면에서의 판단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에는 "총리가 된 지 며칠 안 돼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대북전단 살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데 대한 심 의원이 비판하자, "그러면 안 되겠죠"라면서도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좀 더 깊이 파악해서 추후에 보고하겠다"고 답을 미뤘다.
한편, 이 총리는 개헌에 대한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의 질의에 대해 "개헌보다 경제살리기에 온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개헌 필요성은 저도 개인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시기나 내용에 대해서는 적절한 때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