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인 자영업자 B씨(44)는 결혼 후 세 번째 이사할 집을 알아보고 있다. 4년 전 보증금 3억 원으로 성북구에 있는 전용면적 59㎡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가 2년 전에 재계약도 맺었지만 곧 전세기간이 만료된다.
이 부부에게는 내년에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딸과 태어난 지 두 돌이 지난 아들이 있어 조금 큰 집으로 이사 가려고 한다. 서울을 돌아다니며 유통업을 하는 B씨와 서울 종로 중견기업의 비정규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아내의 연 수입은 6500만원 내외.
집을 사는데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전세 보증금과 예금 등을 합쳐 3억원 정도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용 84㎡ 아파트 전세가는 5억원으로 매매가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B씨는 대출을 받아 강북이나 경기도 신도시에 가서 내 집을 장만하고 싶지만 아내는 자녀 교육을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강남권으로 이사 가자고 한다. 이럴 때 내집마련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결혼 후 첫 내집 마련을 할 때는 참으로 중요한 시기인데 부부의 의견이 엇갈릴 때가 많다. 하지만 B씨의 경우는 자녀교육만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강남권에 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B씨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어 경기영향을 받는데다 아내도 비정규직이어서 수입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경우 무리하게 강남에 집을 마련하게 되면 국내외 경기 급변 상황에 대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강남권이 아니더라도 학군이 좋은 곳이 많다. 살고 있는 지역의 전용 84㎡ 아파트 전세가와 매매가가 비슷하다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볼 수 있다. 그런 곳은 불황기에도 잘 견디는 지역이라 추천할 수 있다.
부족한 돈은 일부 대출을 받아 구입하는 것도 좋다. 강남권에 입주하기를 바란다면 2018년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해 일부 지역에서 가격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때 접근해도 늦지 않다.
두 번째 사례를 보자.
2년 내에 은퇴를 앞둔 50대 중반의 직장인 C씨는 두 자녀를 모두 대학에 진학시키고 새 집을 알아보고 있다. 자녀교육 때문에 동작구의 전용 84㎡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았지만 살던 아파트가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는 집을 비워줘야 한다.
가정주부인 아내와 C씨의 연 수입은 7000만원 내외.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전세 보증금과 퇴직금을 포함해 6억원 정도다.
은퇴해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싶지만 아직 대학생인 두 자녀의 학자금과 주거비·생활비가 걱정이다.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둘째 아들이 취직하려면 앞으로 5년은 남았고 두 아들 결혼할 때까지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고향인 경기도 양평으로 귀농하는 제2의 인생을 꿈꿨지만 퇴직금에 대출을 받아 자영업을 하겠다는 생각도 접지 않고 있다. C씨에게는 어떤 내집마련전략이 주효할까?
먼저 자영업은 3년 이내 폐업 확률이 60%일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전통이 있어 특화된 업종이나 자기만의 노하우가 없으면 투자원금을 날리는 것은 물론 신용불량자로 전략할 수도 있을만큼 자영업 경기가 최악이다.
따라서 일단은 전재산을 투입해 자영업에 올인하기 보다는 본인의 적성에 대해 생각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같은 상황에선 동작구의 주택보다 좀 더 작고 저렴한 집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집이 없으면 유무형적인 손실을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소형 아파트로 전환한 다음 주택연금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택연금은 만60세 이상으로 다주택자일 경우 주택 합산 금액이 9억원 이하인 경우 가입할 수 있다. 앞으로 9억원 이상 주택 소유자는 물론 오피스텔도 가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수령할 수 있어 노후 대비책의 하나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70세가 되었을 때 3억원짜리 집을 맡기고 종신형 주택연금을 선택하면 매월 98만6000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10년만 연금을 받는 확정형을 선택하면 월 수령액이 160만8000원으로 늘어난다. C씨의 경우 국민연금을 받게되는 점을 안전판으로 잘 활용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이 경우에는 국민연금에다 주택연금으로 안전판을 마련한 뒤 여유자금으로 소규모로 자영업을 하거나 월세가 나오는 다세대나 소형아파트 빌라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쓰는 것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