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업과 중공업을 중심으로 지난 1970~80년대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를 이끌었던 최대 수출항이자 국내 제2의 도시 부산.
과거 지역을 넘어 국가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동력들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지금, 부산광역시 세무사들의 개업 지리지도 이전과는 다른 기준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세무사회 '지역별 개업세무사 현황'(2016년 2월4일 현재)과 국세청이 발간한 국세통계연보 '2015년 11월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부산지역 등록세무사 수는 총 701명, 전체 사업자 수는 개인과 법인을 합쳐 43만3798명이며, 세무사 1인당 사업자는 총 618명이다.
최근 부산지역 세무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개업지는 바로 부산진, 동래, 연산, 서면, 수영 일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바로 '교통의 요지'라는 것.
◆…최근 부산지역 세무사들이 선호한다고 알려진 지역들. 공통적으로 부산지역을 관통하는 부산 도시철도 1호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호선과의 환승역이기도 하다. (자료 다음지도)
과거 부산의 세무사들은 부산에 형성된 공업단지를 중심으로 개업지를 선정해왔다고 한다.
사상공단을 관할로 두고 있는 북부산세무서 인근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현재도 많은 세무사무소가 밀집해 있으며, 실제로 부산에서 가장 많은 130명의 세무사가 사무소를 열고 영업중이다.
하지만 최근의 부산 세무사들은 사무소 개업에 요구되는 조건이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귀띔한다. 세무사무소들이 겪는 인력난으로 직원들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이 출퇴근하기 좋은 위치에 사무소가 있어야 하며, 마찬가지로 고객이 찾아오기 쉬워야 하기 때문에 세무사무소의 '접근성'이 가장 1순위로 고려되어야 하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요즘에는 사업자들의 경우 세금신고를 거의 대부분 인터넷으로 하기 때문에 굳이 공단이나 세무서 근처에 개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부산지역 세무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개업한 한 국세청 출신 세무사는 "주변인들에게 어디에 개업해야 좋을지를 물어보니 첫째는 지하철 환승역 근처, 즉 교통이 편리한 곳, 둘째는 직원이 출근하기 쉽고 거래처가 찾아오기 편한 곳, 셋째는 주차하기 좋은 곳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개업하는 세무사들은 부산진 일대를 비롯해 지하철 환승역이 있는 연산역, 동래역, 서면역, 수영역에 많이 개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세무사는 "예전에는 사업장, 세무서 근처에서 많이들 개업했다"며 "수십년된 사상공단이 있는 등 제조업 공장이 많은 북부산세무서 관할은 여전히 세무사무소가 많지만 최근에는 공장, 사업장 등과는 관련없이 교통이 좋은 것이 최고의 입지조건"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