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당분간 쓰일 가능성 없지만 유사시 도입 가능"
만기가 2∼3년인 중기 채권의 금리를 중앙은행이 고정시켜 버리는 방법도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시키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주장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이 연구소 블로그를 통해 "2년만기 국채의 시중금리가 2%라고 가정할 때 연준에서 이 채권의 금리가 1%까지 떨어지도록 하기 위해 1%보다 높은 금리로 거래되는, 즉 연준의 기준보다 시중에서 싸게 거래되는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이 채권의 금리를 1%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을 이끌었던 버냉키 전 의장은 양적완화와 채권 금리고정의 차이에 대해 "양적완화가 정해진 금액 만큼의 채권을 사들여 그만큼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개념이라면 금리고정은 금리 자체를 낮게 유지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개념"이라고 풀이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 방법이 독자로 쓰이기보다는 선제안내, 즉 단기금리를 앞으로 어떻게 조절해 가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 표명과 함께 쓰여야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에서 금리고정이 1942년부터 1951년까지 실제로 쓰였고 연준에서도 2010년에 내부적으로 검토했다면서도, 마이너스금리 정책과 마찬가지로 금리고정 정책이 당분간 쓰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금리고정이 "더 이상 사용할 부양책이 없어지는 유사시에 추가로 시행할 만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연준을 이끄는 재닛 옐런 의장은 전날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우리(연준)가 보유하고 있는 장기 채권의 보유 기간이나 보유량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장기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