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 축소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조세특례 제도가 신용카드 사용을 부추겨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이라는 애초의 정책적 목적을 달성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공제율이나 공제한도를 내리는 두 가지 안(案)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작스럽게 세금 혜택을 줄였을 때 근로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른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정부가 공제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의 재설계를 추진했다는 부분은 눈여겨볼만 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순 발표되는 '2016년 세법개정안'에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포함시킬지의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들은 한 해 동안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포함)로 지출한 금액의 일부를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본인의 총급여(연봉에서 비과세 근로소득을 제외한 급여)액의 25% 이상을 지출해야 하고, 연간 300만원 한도 내에서다.
이 제도를 통해 약 800~900만명의 근로자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근로자가 돌려받은 세금은 약 1조8163억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많은 2조원(1조932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기재부는 2013년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겠다고 밝힌바 있다. 결과적으로 직장인들의 반발에 부담을 느낀 정치권의 반대로 개정의 발목을 잡혔으나, 공제혜택을 줄이는 태도는 여전히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공제혜택 축소에 따른 근로자의 세부담 증가다.
가령 총급여액이 4000만원인 근로자 A씨가 신용카드로 연간 1300만원을 지출했다고 치자.
이 때 1300만원 가운데 총급여의 25%인 1000만원을 과세표준에서 빼고 300만원이 공제대상이 된다. 300만원에 대해 15%의 공제율을 적용하면 45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는데, 공제율이 5%p 깎인다면 공제액은 30만원으로 줄어든다.
공제한도를 50만원 가량 줄였을 때는 이보다 세부담은 줄어드나, 연말정산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매한가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공제율 또는 공제한도를 조정하는 A, B안을 놓고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최종적으로 어떤 안을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체크카드·현금영수증 관련 공제율(공제한도)도 함께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보이고 있으나, 정부 내에서는 현행과 같은 30%의 공제율을 유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