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공무원의 부패요소를 줄이기 위해 세법 등 모든 법령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부패방지위원회가 법령이 공무원에게 지나친 재량권을 주고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부패영향평가'를 하게된다.
또 부패전력이 있는 건설업자 등은 정부사업 발주나 인·허가를 할 때 '부패전력자 실격제'를 도입해 불이익을 주고, 이미 얻은 이익도 박탈하거나 환수하는 방법이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추진된다.
정부는 3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부 주요기관장과 법조계, 경제계, 노동계, 종교계, 학계 등 각계인사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년 부패방지평가 보고대회'를 갖고 이같은 방향을 확정했다.
정성진 부패방지위원회는 보고대회가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행정과정에서의 부패문제를 막기 위해 세법을 포함한 법령 제·개정 단계에서 '부패영향평가제' 시행을 추진하겠다"며 "이는 법령이 지나치게 공무원에게 재량권을 주는 것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부방위는 새로운 법령이 공무원에게 재량권을 얼마나 주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정부부처에서 법령 제·개정 작업을 할 때 체크하게 한 뒤, 재량권 부여정도에 따라 부방위 차원의 부패방지대책을 반영시키기로 했다.
새 법령이 공무원에게 지나친 재량권을 주고 있을 땐 이를 축소토록 하고, 불가피하게 재량권을 줘야 할 경우엔 재량권행사 절차를 따로 마련토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정성진 부방위원장은 "청정지역으로 국민들이 믿고 있고 또 꼭 청정해야 될 부분에 대한 개선도 시도하겠다"며 "부패의 성역지대를 없애기 위해 인사·교육·법조분야 등 사각지대에 대한 집중개선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부패전력자 실격제와 관련 "건설분야의 경우 부패판결을 받은 업체가 새로운 인·허가 신청을 할 때, (과거의 페널티를 엄격 적용하면 문제가 없지만)이미 얻은 이익에 대해 박탈 환수하는 방법을 제도적으로 강력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원칙론적으로 부패청산을 위해선 한번 적발된 사람도 가볍게 처벌되거나 처벌되더라도 사면 통해 쉽게 면제부를 받는 것이 부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갖는다"며 "부패행위 범한 사람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인식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특히 과거 분식회계 사면문제와 관련 "고유권한이 대통령이고 주무부서가 법무부여서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시민단체의 여망과 경제계 희망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사면이 남용돼 부패청산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며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