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재개됐던 경부고속철 천성산 구간의 사업은 정부의 환경영향 공동조사 결정으로 다시 중단되게 됐고, 새만금 간척공사 역시 행정법원이 환경단체등의 손을 들어줘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극한 대립과 정치적 해결..'원칙'이 없다
법원은 새만금간척공사에 대해 사업의 경제적 타당을 기대할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당초 계획과 달리 간척지의 농지조성 목적이 유지되기 어려워 보이고 ▲당초 예상과 달리 수질관리가 어려운 점 ▲갯벌 가치가 점차 커지는 점 등을 원고 승소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현재 미공사 구간을 2.7㎞ 남긴 채 올 12월 공사재개 예정인 방조제 공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인가를 변경하거나 수질보전 등 보완책을 마련하면 진행된 공사를 발판으로 사업 재추진의 여지는 남겨놓은 것이다.
국책사업에 대해서 일방의 손을 들어주기 보다 환경단체와 정부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보라는 권고의 성격이 크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존재한다. 정부가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큰 만큼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사업파행으로 인한 손실은 손실대로 나고 양측의 서로에 대한 불신은 커져 국론분열만 심화된다는 것이다.
천성산 공사의 경우에도 당초 법원의 판결과 정부의 결정을 개인이 단식이라는 극한적인 방법을 동원해 중지시킨 만큼 또다른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또 경인운하와 원전센터 부지선정 작업 등 다른 국책사업도 선정이나 공사실시 후에도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있다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공사 중단으로 수조원 날아가..지자체 반발 격화
현재로서는 정부의 항소 여부와 상관없이 새만금사업을 둘러싼 소송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지난 91년 시작된 방조제공사가 끝을 보지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방조제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보강공사를 하는데만 연간 8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고 태풍이나 해일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추가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현재까지 1조5883억원이 투입된 공사는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천성산의 경우에도 2003년 노선재검토시 6개월, 작년 상반기 지율스님 현장점거시 3개월, 항고심 선고전 3개월을 모두 합해 1년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다. 이에 따라 당초 2008년으로 예고됐던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완공도 2 ~ 3년간 지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사중단시 공사비 증액 등 직접적인 손실은 물론 연간 2조원 정도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센 것도 문제다. 착공단계에서 주민 설득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자체가 공사 개시 후에 외부요인으로 중지돼 또다시 재설득에 나서야 한다면 최초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전북도측은 "30여년에 걸친 사업을 막판에 중지한다는 것은 지역발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