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의심 '나이롱 환자' 찍어내는 인프라 30일 가동

30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본격 시행과 함께 가동을 시작하는 '보험·공제 통합정보 기반 보험사기 예방시스템'에도 시선이 꽂힌다. 한국신용정보원 민성기 원장은 이와 관련 29일 “이 시스템은 전 보험권 정보를 한 곳에 집중해 보험사기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금융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그 동안 생명·손해보험 회사를 비롯해 우체국,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같은 공제기관은 보험계약과 지급정보가 서로 동떨어져 있었다. 보험 사기범이 생보·손보·공제를 넘나들 경우 대처에 한계가 따랐다. 일종의 보험사각지대가 존재한 셈이다.
이날 가동하는 보험사기 예방시스템은 그동안 각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보험 계약 및 지급정보인 생명보험협회의 보험계약정보조회시스템, 손해보험협회의 가계성정액담보조회시스템, 보험개발원의 공제통합시스템을 한 곳에 모은 게 특징이다.

또 기존 생명·장기손해보험 정보 위주에서 자동차·배상책임·화재보험의 정보도 추가됐다. 이 시스템은 특히 보험가입 및 지급 내역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조회화면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과다여부 비교그래프)을 제공하고 있다.

민성기 원장은 “보험·공제 통합 정보 시스템의 가동에 따라 보험계약 단계별로 '사기'를 가려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기존엔 보험가입 설계·청약단계에서 보험사기 유의자 A씨는 생·손보사 여러 곳에 1일 입원 시 총35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한 뒤 생·손보사에 추가 가입을 시도하다 거절당하더라도 공제사에서 입원보장보험을 가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론 공제사는 A씨의 생·손보업권 기 가입내역을 통합 조회해 보험사기 유의자 A씨의 추가 청약을 제한하게 된다.

보험계약 인수심사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존 무직자인 B씨는 직업을 속이고 최근 3개월간 생·손보사 여러 곳에 다수의 고액 사망보험을 가입할 수 있었다.

반면 시스템 개통에 따라 손보사는 B씨의 직업정보가 보험사별로 서로 다르고 월납보험료 합계금액이 수천만원을 넘어선다는 조회정보를 토대로 보험사기 의심징후를 발견하고 인수를 제한할 수 있게 된다.

보험금 지급심사 단계에서는 기존 요통 등을 이유로 여러 병원에서 입ㆍ퇴원을 반복한 C씨는 입원·치료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청구하여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보험사는 C씨의 의료기관 별 보험금 지급내역을 조회해 허위입원이 의심되는 보험사기 (나이롱 환자)로 판단해 보험금 지급을 보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