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이 기업들로부터 773억원을 기부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부금을 낸 기업들에 대해 187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필요경비로 인정, 법인세 등이 그만큼 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기부금 단체에 기부한 금액에 대해선 기업 소득금액의 일정 한도 내에서 전액 필요경비로 인정되는데, 미르재단·케이스포츠재단은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음에도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면서, 결과적으로 두 단체의 기부금에서 국가가 187억원을 분담했다는 지적이다.
30일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이 발표한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기부액 및 세금 감소액'자료에 따르면 기업들로부터 미르재단은 486억원, 케이스포츠재단은 287억원 등 총 773억원을 기부 받았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은 지정기부금잔체로 지정되어 출연금을 낸 기업들에게 법인세 공제혜택이 주어졌다. 미르재단 기부 금액에서 법인세(세율 22%) 106억9200만원, 지방소득세(세율 2.2%) 10억6920만원 등 총 117억6120만원이 공제됐다.
K스포츠재단의 기부액 중에선 69억4540만원의 세금공제액이 발생했다.
현재 법인세법상 지정기부금 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기업 소득 금액의 10% 한도 내에서 전액 필요경비로 산입된다. 기업 소득 금액의 10%를 초과한 기부금에 대해선 5년에 걸쳐 이월해서 공제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박 의원은 "두 단체에 기부한 기업들이 적게는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십조의 이익을 내고 있고 5년에 걸쳐 이월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들의 기부금 전액이 필요경비로 인정되어 법인세 계산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두 재단이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되는 과정에 특혜의혹이 있었다는 부분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미르재단의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 신청서류 중 필수서류인 문화관광부 추천서에 장관의 직인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기부금 단체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외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은 결국 그 비용을 정부가 부담한다는 측면에서 철저히 공익목적에 부합하는 단체들에 한정돼야 한다"며 "이번 사태와 같이 특정인의 이해와 연결된 단체에 대해서는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