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펴낸 '나 돌아가고 싶다' 자서전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등 4당은 21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돼지 흥분제' 파문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압박했다.
돼지흥분제 파문은 홍 후보가 지난 2005년에 쓴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 시절 약물을 이용한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고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이날 홍 후보를 향해 "더 이상 대한민국 대선후보로서의 품격과 자격을 갖기 어려워졌다"면서 "영혼 없는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은 즉시 국민 앞에 정중히 사죄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박광온 중앙 선대위 공보단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으로 정권연장을 시도하는 국정농단 집단의 대선후보에게 어울린다"면서 "입만 열면 막말과 거짓말이 쏟아지는 것이 단지 선거 전략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문제가 불거진 뒤 대처하는 방법과 수준 또한 국민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면서 "홍 후보는 '책이 나올 때 설명을 다 해서 넘어갔는데 요즘 문제 삼는 것을 보니 이제 유력 후보가 돼가는 모양'이라고 농담처럼 되받았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차마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내용이라 논평을 하기 힘들다"는 말로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홍 후보는 보수정치인을 더 이상 참칭하지 말라"면서 "선거법 위반 전과자,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에 성폭력 자백범은 보수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힐난했다.
김경록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 당원들, 특히 공동선대위원장 중 유일한 여성인 나경원 의원이 나서서 홍 후보의 자격 박탈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만일 홍 후보가 직(職)을 억지로 유지할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후보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 홍 후보의 과거 범죄 사실이 또 드러났다"면서 "홍 후보가 대학 시절 강간 미수의 공동정범이었다는 사실이 다시 조명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날 "충격적 뉴스"라면서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고 성완종 씨로부터 돈을 받아 1심에서 유죄를 받은 것만 해도 무자격자인데 성범죄에 가담하고 버젓이 자서전에 썼다. 범죄 심리학자들이 연구할 대상"이라고 힐난했다.
나아가 바른정당 전·현직 여성의원들도 홍 후보의 사퇴 압박에 가세했다.
이혜훈·박인숙 의원과 전수희·김을동 전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후보는 성 평등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자질이 부족한 후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홍 후보가 2005년 낸 자서전에서 돼지발정제를 이용한 성폭행 모의에 가담한 사실을 서술했음에도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하숙집 룸메이트가 짝사랑하는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돼지발정제를 구해주고 이를 이용해 여관까지 데리고 가게 만들었다는 에피소드는 지금 홍 후보 인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맹비난했다.
한창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홍 후보는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면서 "범죄모의를 하던 성 인식 수준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 후보는 더 이상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자신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바란다"며 에둘러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홍 후보는 이날 한국무역협회 초청 특강 이후 기자들과 만나 '돼지흥분제'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홍 후보는 "45년 전 홍릉에서 하숙할 당시 S대 상대생들이 했던 얘기를 기재하다보니 내가 관여된처럼 쓰여졌다"면서 "내가 그 일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