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섬유산업의 기반이 없는 패션산업은 인위적인 육성이 곤란한 것이라며 대구광역시에 패션어패럴밸리사업(밀라노프로젝트)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통보해 주목된다.
감사원의 이같은 통보는 사실상 대구 밀라노프로젝트 진행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감사원은 31일 지난해 대구 섬유산업진흥사업 등 13개 '지역산업 진흥사업'의 전반적인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감사를 벌인 결과 "대구 지역은 전통적 섬유생산도시로서 패션기반이 취약, 패션보다는 섬유와 직물에 집중하라고 권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 국가전략사업평가단 한정수 2과장은 "패션산업은 문화·예술산업의 성격을 갖고 있는데, 고급원단의 제조·첨단염색·가공 등 기술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밀라노프로젝트가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었다"고 감사결과를 설명했다.
첨단 섬유산업의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문화·예술산업의 성격을 갖고 있는 패션산업의 인위적 육성은 실현이 곤란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
한 과장은 "당초 99년에 시작해 2004년에 완성키로 목적했던 패션산업단지의 무리한 조성계획은 현재까지 18%의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며 "재원조달도 총사업비 3007억원에서 국비700억원 등만 투입됐다"고 강조했다.
애초 토지개발공사 등에서의 민자조달로 2307억원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사업에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한 토지개발공사가 사업참여를 포기하면서 더 이상의 사업추진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산업자원부와 대구광역시가 타당성조사 기관 등의 패션단지 조성 반대의견도 무시하고, 타당성 조사없이 고급의류의 생산·유통단지 조성목적의 밀라노프로젝트를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산자부장관과 대구광역시장에게 패션어패럴밸리에 대한 입주수요와 재원 조달방안 등 사업타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의 추진여부를 전면 재검토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은 "산업자원부장관에게 대구지역 섬유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형으로 개편하기 위해, 고기능성 신소재 섬유기술의 개발 등 R&D 지원을 강화하도록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의 이같은 조치로 대구광역시 등은 밀라노프로젝트를 계속 강행하려면 대규모 민자유치에 성공해야 하는데, 사실상 수익성이 없는 사업에 민간자본이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업의 전면중단을 요구한 셈.
감사원은 이와 함께 "이번 감사에서 광주의 '광(光)산업 진흥사업' 등 일부 사업은 전략적으로 유망한 사업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수출과 고용증대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반면 대구의 '섬유산업 진흥사업' 및 부산의 '신발산업 진흥사업' 등은 오히려 사업추진 전보다 수출과 인력고용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