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회계감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감사인 지정대상을 확대하는 등 감사인 지정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막고자 분식회계·부실감사에 대한 과징금 한도를 폐지하는 등의 규제 수위도 높인다.
특히 불공정한 거래관행을 뿌리 뽑는데 칼을 빼들었다. 선진국의 경우 기업 간 거래는 서로 대등한 반면, 우리나라는 갑을관계로 엮여 이루어지는 거래가 많다. 정부는 이에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등 4대 갑을관계 문제에 전면적으로 손을 대기로 했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고질적인 갑을관계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이나 법집행을 강화한다.
우선 대·중소기업 간에 동등하게 교섭할 수 있도록 단체구성권을 확산하고, 노무비가 변동될 때 납부단가 조정신청·협의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보복조치에 대해선 제재를 강화하거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한다. 기술유용, 부당단가 인하, 전속거래 구속행위 등 불공정 하도급행위를 근절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주가조작 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하고, 회계법인의 독립성·객관성 보장을 위한 감사인 지정제도도 개선한다. 업계에선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전면 지정제' 보단 자유선임 6년, 지정 3년으로 손질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 여기에 금감원의 감리주기를 줄이고, 분식회계·부실감사 제재도 강화한다.
정부는 "자본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로 건전하고 투명한 시장질서가 확립되고 투자자 보호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지배구조도 손질한다.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을 차단하고자 일감 몰아주기 규제·과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 해위제한 규제 강화, 인적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부활 방지,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단계적 해소 추진 등의 정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보험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강화하고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시행할 계획이다. 소액주주 경영권 견제를 위해선 다중대표소송제·전자투표제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담합 행위도 뿌리 뽑는다. 독과점을 야기하는 각종 진입·영업규제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한다. 또 담합 근절을 위해 집단소송제 도입, 과징금 상향, 공익 신고자 보상금 한도 확대(20→30억원) 등 선진국 수준으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소상공인들도 동반해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해제 품목 가운데서 민생에 영향이 큰 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또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복합쇼핑몰에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제한 규제를 두겠다는 방침.
협력이익배분제를 통해 대기업의 이익을 중소협력사에 공유·출연했을 때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했을 때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대상에서 차감해주는 부분을 늘리기로 했다. 또 기업이익을 근로자와 공유했을 때 세제지원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적경제가 시민경제, 농어촌 등 지역경제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할 수 기반을 구축한다. 사회혁신기금, 사회투자펀드 조성 등 사회적경제 특성이 반영된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판로개척을 위해 공공조달 가점제도, 대기업 연계 판로·유통 지원 등의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