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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종 칼럼]

친환경달걀 인증과 지정감사제도의 공통점

조세일보 / 박윤종 안세회계법인 대표 | 2017.10.10 08:30

모든 재화와 용역은 사적만족을 위해 자유경쟁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가격과 품질이 결정된다.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가 있으니, 공급자가 생겨나고 이들은 품질과 서비스질을 높여 경쟁에서 차별화시키고 적자생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나중에 탄생되어 성공한 공급자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더 많은 수요자를 창출하기도 하고, 품질을 높이면서 더 높은 가격으로 상층부 소비자를 더욱 만족시켜나간다. 이렇게 높은 품질로 전세계의 많은 고정고객과 소비자를 확보하고 유지·증가시키는 기업은 글로벌 초대기업으로 성장발전한다.

옷·음식·숙박·미용·주택·자동차 등의 필수재화와 법률·의료 등의 전문적 서비스도 시장경쟁적 수요와 공급의 논리 및 품질과 가격의 비례논리에 그대로 부응한다. 그런데 유독 반대인 경우가 하나있다. 바로 회계투명공시와 재무제표·외부감사보고서와 친환경 등 인증(認證, assurance)업무분야이다.

늘상 소비하는 먹거리에 대한 유기농·친환경·무공해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인증업무가 영리조직에 맡겨지면서 가짜인증문제로 전세계가 시끄럽다. 왜냐하면 인증받을 기업이나 생산자가 인증회사를 고르고 인증료도 부담하니, 자연스레 허위인증유혹에 넘어가고 살충제달걀이 나온다. 그래도 이러한 분야는 과일·채소·달걀 등 유체물이고, 소비자가 어느 정도 오감으로 검증·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다.

회계와 재무제표를 인증하는 기관인 회계법인도 마찬가지다. 공인회계사법 제1조는 “국민의 권익보호와 기업의 건전한 경영 및 국가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 제1조도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이 회계감사를 실시하여 회계처리를 적정하게 하도록 함으로서 이해관계인의 보호와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공익보호를 규정하고 있다.

즉, 공인회계사는 이익과 소득을 창출하기 이전에, 공익보호와 기업·국가발전에 기여함을 더 우선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회계정보와 재무제표의 주생산자는 기업이고, 회계정보의 주수요자는 외부이해관계자들이다. 기업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과 소비자 간에는 수요와 공급의 일반이론이 적용되지만, 기업이 작성제출하는 회계정보와 이해관계자간에는 수요와 공급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

기업은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고품질을 꺼리고, 높은 품질의 회계정보를 준다고 해서 후하게 대가를 받을 수도 없다. 외부이해관계자는 품질높은 공시에 대해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는다. 투명회계정보공시는 공익을 위한 법률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즉, 납세와 국방의무 같이 기업은 당연히 정도경영과 투명회계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헌법 및 민법이나 상법 어디에도 투명회계 의무의 일반적 개념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결국 현행제도에서는 투명회계와 공익보호는 공인회계사법과 외감법 등에 따라 회계정보 주생산자인 기업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외부감사인(공인회계사)이 이해관계자를 보호할 의무자로 규정되어 있다.

회계사는 일종의 기업정보 보안관이고, 교과서에서도 자본주의 파수꾼이라 불린다. 외감법 제2조는 “회사는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에 의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회사의 수동적 감사받음을 규정한 반면, 제4조는 “회사는 감사인을 선임하여야 한다”고 회사의 능동적 선임권을 규정하고 있다. 수동피감과 능동선택이 같은 법 바로 앞뒤 조문에서 반대로 교차한다.

억지로 해야 하는 숙제를 맘대로 할 수 있으니 어찌될까? 이로 인해 한국의 경영현실에서는 기업의 외부감사인으로 선임되면 '독립된'의 본 뜻이 무의미해니다. 외부감사인은 자유선임자인 '기업'과 한 식구가 된다. 때때로 감사(感謝)해서 감싼 경우 분식회계 사기사건이 터지고, 거액의 공익피해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따라서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회계정보를 얻어야 할 외부이해관계자는 독립된 외부자의 감시·조사 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회사(갑)와 한식구가 되고 거의 을급 이하의 내부자가 되다시피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만 접할 뿐이다.

물론 대부분의 선량한 회사의 감사보고서는 투명공시에 버금가지만, 전체 중 10% 이하의 불량가능기업은 자기말 잘 들어주는 감사인을 속여서 분식회계정보를 공시할 수 있다. 문제유발회사는 극히 일부이지만 이러한 악덕기업 하나가 자본시장의 믿음 전체를 붕괴시킨다. 이러한 일어탁수의 악덕기업을 예방하고 발본색원하기 위해 지정감사공영제가 절실하다.


안세회계법인
박윤종 대표

공인회계사
서울고,서울대 경영학과,서울대 경영학석사,국민대 회계정보학박사, 삼일회계법인, 안건회계법인 이사, 한국외대 국민대 경영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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