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한승희 국세청장.
과거 정부에서 정치적 세무조사 의혹에 휘말린 사안의 책임자였던 한승희 국세청장에 대해 야당 의원이 "양심고백을 하라"며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은 13일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적 세무조사가 사실이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지 않느냐"라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제가 조사해보니 한 국세청장이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각종 의혹이 있었던 정치적 세무조사에 다 관여되어 있었다"며 "롯데그룹 세무조사를 비롯해 다음카카오, 세계일보,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할 때 한 국세청장은 조사국 주요요직에 있었거나 아니면 서울지방국세청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이를 잘 알고 있을텐데 이를 발표하고 양심고백을 하던지 해야지 왜 (국세행정 개혁TF)라는 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국세청장은 "조사부서에 근무한 것이 사실이지만 관리자로서 총괄하는 것과 개별 케이스와는 다르다"며 외부위원이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는 것이 고육지책이고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하자 이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사안도 조사대상이냐"라고 물었다.
이어 "TF 위원들은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인데 그렇게 하면 국민들이 믿겠냐. 외부위원들이 전부 참여연대나 조세재정개혁센터 전직 소장 등 시민단체나 정부에 우호적인 중기중앙회로 구성됐다"며 "외부위원들이 자료접근권도 없는데 국세행정 적폐에 대해 들여다 볼 수 있느냐"라고 따졌다.
한 국세청장은 "외부위원 구성은 특정단체라기보다는 평소에 국세행정에 대해 개혁의견을 냈던 분들"이라며 "구체적인 정보제공은 현행법상 어렵기 때문에 TF에서 체크리스트를 해주면 감사관실에서 주고 있다"고 답변했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세청이 TF를 운영하면서 결국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이다.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다시 확인했을 때 MB정부에서 왜 했냐는 배경이 나올 것이고 참여정부와의 유착관계가 또 나오게 된다"며 "국세청이 정말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면 근거가 없는 TF를 운영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세청이 이를 계속 운영한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덮어뒀던 (문제가)나온다면 직원들을 어떻게 보호할거냐"라며 "TF는 청와대 지시로 한 것 아니냐. 운영 자체가 불법이다. 진정으로 조직을 위하고 직원을 사랑한다면 운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국세청장은 "기본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