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은 보수 적통 자리를 놓고서는 자유한국당과의 경쟁에서 이렇다 할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한국당 2중대'를 비롯해 '턱걸이 교섭단체'라는 수모도 겪었다.
하지만 '위기 속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바른정당은 오는 13일 치러지는 전당대회를 모멘텀으로 삼아 꿋꿋하게 개혁 보수의 길을 걸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의원은 7일 집단탈당 선언 이후 처음으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당대표 후보 연석회의에 참석해 내부 결속 다지기에 주력했다.
유 의원은 "(8일)9분의 탈당계가 제출되고 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더라도 동요하지 말고 같이 가자 말씀 드리러 왔다"고 운을 뗀 뒤 "한 가지만 생각한다. 정말 보수의 환골탈태를 바라시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 이 말씀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짧지만 임팩트가 있었다.
무엇보다 결연함이 묻어났다. 이후 유 의원은 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발생하는 정당보조금 축소 등 당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를 지목하며 대안책을 제시했다.
유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재정적으로 힘든 것은 분명한데 후원회를 활성화하고 당원들도 더 모집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비공개 회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한국당과의)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심기일전해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오히려 당을 떠난 국회의원들보다 당에 대한 애정이 많고 새롭게 잘 해보자는 결기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열린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단합을 강조했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13일 전대 이후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게 되면 바른정당이 가고자 했던 길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당원동지 여러분과 지지자 모든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 나라의 따뜻한 보수, 깨끗한 보수가 바로갈 수 있는 길에 격려해주시면서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진수희 최고위원은 "경제적·재정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은 허리띠 졸라매고 긴축 재정으로 버텨나가겠다"면서 "정말 죽을 각오로 저희들이 창당할 때 내건 가치 구현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할테니까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읍소했다. 이 자리에서 진 최고위원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