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10% 우량기업서 상장기업 평균 이하 4.7%로 추락
매출액 대비 급여비율, 15.2%로 도요타의 2배 수준
◆…자료=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와 공시자료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하며 영업이익율이 5년 전의 반 토막 수준인 4.7%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매출액대비 급여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이익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실적공시를 통해 2017년 매출 96.37조원, 영업이익 4조 5747억, 순이익 4조 5464억원의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더구나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영업이익 8조 4369억원, 순이익 9조 563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연속으로 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쟁력을 잃어가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분석가들은 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도 문제지만 그 속도가 빨라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5년전 8조 43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2016년 5조 193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5.6%선으로 밀려나며 상장기업 평균수준으로 이익률이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 5747억 원으로 4.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여 상장기업 평균에도 못 미치는 평범한 기업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1류기업이라는 명성은 더이상 통용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진 셈이다.
순이익의 감소세는 더욱 가파르다. 금액으로 보면 2012년 9조 563억원이었던 순이익이 2017년은 4조 5464억원으로 4조 5099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는 연결재무제표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0년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이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매출원가에서 재료비와 설비자산의 감가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이 부분은 절감할 수 있는 여지가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인건비가 그나마 경영진이 통제할 수 있는 경비인 셈이다.
현대차, 국내 완성차업체 중 매출액대비 급여 비율 가장 높아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기업은 물론 국내 자동차 업체에 비해 매출액대비 급여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일보가 지난 2012년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을 개별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현대차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의 비중이 5년 내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지난 2012년 13.1%로 기아차의 10.6%, 쌍용차의 8.9%, 한국GM의 7.5%보다 현저하게 높았던 인건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 2016년에는 15.2%로 치솟았다.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 개별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2016년에는 다른 경쟁업체의 인건비 비중이 높아져 한국GM 11.4%, 쌍용차 11.2%, 기아차 10.3%를 나타냈으나 여전히 현대차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게다가 인건비 부담에다 노사관계 등의 이유로 철수설이 돌고 있는 한국GM 마저 2014년 10.1%, 2015년 11.6%, 2016년 11.4%의 수준으로 현대차보다 3.8%p가 낮은 수준이어서 현대차의 인건비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경고음을 울려주고 있다.
현대차의 이같은 인건비 부담은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욱 심각한 격차를 보여 인건비가 국제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경쟁국의 매출액대비 인건비 비중을 살펴보면 일본의 도요타('12년 기준)는 7.8%, 독일의 폭스바겐은 9.5%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경쟁사에 비해 과도한 인건비 비중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차의 이익률을 위협하는 요소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수출위주의 매출구조상 원화의 지속적인 강세는 수익성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에도 원화강세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시장과 미국시장의 실적개선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2018년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러한 낮은 수익성은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 커넥티드 기술, 친환경차 개발 등 산적한 미래차 연구개발에 투자할 실탄을 확보하는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자동차 세계생산량은 2.3% 증가했으나 한국은 7.2% 감소해 8대 글로벌 생산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만 2년 연속 감소했다.
또한 현대차 해외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는 중국 로컬업체의 판매는 2014년 575만대에서 2016년도 858만대로 증가하여 시장점유율이 29.2%에서 35.2%로 상승했고 2017년 상반기 판매도 513만대로 6.4%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현대차는 밀려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는 아직 일본과 독일의 경쟁사만큼 고급화 이미지를 얻지 못했고 품질면에서 중국 자동차와 격차가 줄다 보니 판매 둔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걱정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40여 차례의 임금협상과 부분파업을 겪으면서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은 뒤 해를 넘겨 새해초 전년도 임금협상을 지각 타결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차의 파업은 연례행사가 됐다"며 "회사의 이익률이 높을 때와 낮을 때를 가리지 않고 파업손실을 일으키는 관성이 붙어 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한 노사관계자는 "이같은 노사문화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력을 잃어갈 때의 모습과 흡사해서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걱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