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세수 일실'을 막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징수권 소멸(5년)'을 코앞에 두고 국세청으로부터 과세자료를 넘겨받다보니, 이를 검증할 동안 소멸시효가 완성되면서 세금을 걷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세 소멸시효를 일정기간 정지시키는 등 징수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태호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1일 중앙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년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 참석해'지방세 특별징수제도의 입법적 개선방안'이라는 논문을 통해 "특별 징수하는 지방소득세의 경우에는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때에 자동으로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지방세기본법 시행령에 부과의 제척기간에 대한 기산일을 규정하고 있어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혼란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방소득세는 소득세·법인세와 과세표준액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소득·법인세의 원천징수자료가 있어야 지방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다.
2014년부터 지방소득세가 부가세 방식에서 독립세 방식으로 전환된데 따라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과세자료를 찾아낼 근거는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에서 지방소득세에 대한 세무조사를 행정적으로 중지시키고 있어, 사실상 국세청의 과세통보가 있기 전까지 넋놓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세청이 소득세나 법인세의 원천징수 미이행자에 대해 5년이 다되어 가는 시점에 납부·고지한 자료를 지자체에 통보함으로써, 지자체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징수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실제 최근 5년(2012~2016년)간 서울시의 국세청 통보 지방소득세 특별징수자료 현황을 보면, 연평균 900여건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징수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만 약 451억원의 세수 일실이 발생했다.
논문은 "국세청장으로부터 통보되는 소득세·법인세 원천징수 미이행자에 대한 납부고지자료에 대해서는 세무서장이 고지한 때로부터 6개월 동안 소멸시효가 정지되도록 해서 지자체가 소멸시효 만료로 지방소득세를 징수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득·법인세를 원천징수 하지 않을 때 지방소득세의 납세의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세는 소득·법인세의 원천징수와 납세조합의 소득세 징수를 구분해 납세의무성립시기를 규정하고 있으나, 지방세법에선 이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특별징수하고 있어서다.
논문은 "이자, 배당, 사업소득, 기타소득 등을 지급했으나 소득을 지급한 자가 소득·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으면 지방소득세는 납세의무가 성립되지 않는 입법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인 납세의무성립시기를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논문은 또 "등록분 등록면허세나 수입분 담배소비세 등의 경우 납세의무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거나 부족하게 납부한 경우에 누가 부과를 하고, 이의신청 등의 불복은 어디에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특별징수의무자가 비조세관련 기관인 등록분 등록면허세의 경우 불복제기는 관할 과세관청에서, 특별징수의무자가 조세관련 기관인 지방소비세, 주행분 자동차세, 수입분 담배소비세의 경우 불복제기는 관할 특별징수의무자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