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하는 KDB산업은행. 사진=조세일보 DB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댄 암만 GM 총괄사장과 만나 조건부 LOC(금융제공확약서)를 발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조만간 한국GM 경영이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국GM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노조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중 총 1만223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중 67.3%인 6880명이 찬성해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이날 합의한 조건부 LOC에 따라 GM 본사는 뉴머니 기준으로 당초 제시한 23억 달러보다 13억 달러 증액한 총 36억 달러를 한국GM에 투입한다. GM그룹의 한국GM 앞 기존 대출금은 전액 출자전환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산업은행도 지분율, GM의 장기경영유지, 비토권 등과 연계하여 뉴머니 기준으로 총 7억5000만 달러(한화 약 8085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이날 합의는 외형상 성공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내면에는 지분율과 비토권 등에 대한 세부적인 합의내용이 빠졌고 상황에 따라 한국 측에 불리할 수도 있어 '반쪽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또 앞으로 세부적인 내용 확정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최종 협상시까지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비공개키로 GM측과 합의했다고 밝혀 밀실에서의 합의가 일반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져올 것인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회담 결과 산업은행은 한국GM 이사회의 주요 결의를 거부할 수 있는 비토권을 확보했지만 GM이 보유한 자본금을 줄여 적자로 인한 결손금을 줄이는 조치인 차등감자를 실현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비토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주주 차등감자를 요구해 왔다. 한국GM 정관에 따르면 지분율이 85%를 넘어야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산업은행이 낮은 지분으로 어떻게 비토권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GM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국지엠의 회생 관건인 원가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의혹을 자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GM의 부실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규명이 없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땜질 방식 처방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GM 실사를 통해 원가구조를 살펴본 후 지원하겠다는 당초 방침에서 물러서면서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한국GM이 계속 부실할 경우 자칫 국민의 혈세인 세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동걸 회장이 가성비의 논리로 한국GM의 부실 원인을 그대로 둔 채 미봉책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일정 기간까지는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더이상 STX조선과 성동조선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