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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증권사 시대]

① 증권사 수익구조 대변혁… 시황 나빠도 최대 실적 구가

조세일보 / 태기원 기자 | 2019.07.03 08:30

자본시장법 시행 10년,  증권사들이 변하고 있다.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서 벗어나 투자은행(IB), 부동산PF, WM, 해외투자 등 증권사들의 먹거리를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국판 골드만삭스 설립을 기치로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후 증권업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키워드는 대형화, 다각화, 글로벌로 요약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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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내놓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예상 밖 결과였다. 주식 시황과 증권사 실적이 연동해서 움직인다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더 이상 주식과 관련 상품을 중개하고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올들어 증권사들의 이자손익이 수수료손익 규모를 앞지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1분기 대형IB 7개사 중 메리츠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이자손익 규모가 수수료손익을 넘으며 최대 수익부문으로 올랐다. KB증권 등 다른 4개사의 경우도 수수료손익과 이자손익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1분기 이자손익은 119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695억원 대비 72.6% 급증했다. 반면 올 1분기 수수료손익은 10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904억원 대비 11.7% 오르는데 그쳤다.  이 증권사의 올 1분기 이자손익은 수수료손익보다 189억원 많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이자손익이 695억원으로 수수료손익 904억원보다 209억원 적었으나 1년새 뒤바꼈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자손익도 올 1분기 지난해 대비 15.6% 늘은 1404억원을 기록하며 수수료손익 1358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수수료손익(1599억원)이 이자손익(1213억원)보다 385억원이나 많았으나 역전됐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1분기엔 수수료손익(1155억원)이 이자손익(914억원) 보다 241억원 더 많았지만 올 1분기엔 이자손익 917억원, 수수료손익 852억원으로 위치가 뒤바꼈다.

다른 대형IB들은 수수료손익이 이자손익을 앞서고 있으나 그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KB증권의 지난해 1분기 수수료손익은 1809억원으로 이자손익 1236억원 대비 573억원 많았지만, 올해 1분기엔 수수료손익 1269억원, 이자손익 1245억원으로 거의 비슷해졌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도 이자손익과 수수료손익의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변화를 증권사들의 IB부문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그는 “올해 주요 증권사들의 이자손익은 순수수료이익을 추월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증권사들의 ROE를 결정짓는 변수로 수수료 대신 이자손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자금 중개자 역할에서 탈피해 자금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며 이자부자산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의 영업전략도 바뀌고 있다.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투자자산을 더 유치하는 쪽으로 영업전략이 전환됐다.

자본시장법 10년, '대형화·다각화·글로벌화' 가속
 
지난 10년 간 증권업계의 변화는 대형화, 다각화, 글로벌화라는 3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증권사들은 IB(투자은행), 자기매매, 부동산PF 등으로 사업방식을 다각화하고 새 수익 창출 기회를 얻고자 해외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보다 많은 자기자본이 필요해졌다.

증권사들이 크게 늘린 자본을 위험성이 높은 모험투자나 해외 부문 등 신규 사업에 재투자 해 더 큰 수익을 내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6년 발행어음 인가 조건을 자기자본 4조 이상의 초대형IB에게만 수행하게 할 수 있는 등 자본 3조원 이상, 4조원 이상, 8조원 이상 등 3단계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규업무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대형화의 유인은 더 늘어갔다.

대형증권사들은 지난 10년간 회사 규모를 배 이상 키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40조4801억원으로 자본시장법 시행 직후인 지난 2009년 1분기 17조726억원 대비 137%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옛 대우증권 시절 자본 2조4898억원 대비 5조6759억원이나 늘어난 8조1657억원의 자기자본으로 가장 많이 늘렸다. 지난 2016년 말 미래에셋증권을 흡수 합병한 영향이 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1분기 자기자본은 3조3724억원으로 지난 2009년 4897억원의 7배 가까이 늘렸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도 10년 사이 2배가량 규모를 키웠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조건을 갖춘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도 지난 2009년 1분기 0개사에서 올 1분기 8개사로 크게 늘었다.

IB 부문도 채권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인수합병(M&A)과 같은 정통 IB 업무를 넘어 부동산, 인프라, 원자재 등 대체투자 부문을 공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70%를 상회하던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은 지난해 40%대로 떨어졌고 IB부문 수익과 자기매매 수익은 크게 늘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IB부문 수익 비중은 자본시장법 시행 직전인 지난 2008년 6.8%에서 지난해 19.7%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자기매매 부문 비중도 지난 2008년 16.8%에서 27.8%로 크게 늘었다.

다른 한편으론 치열한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있는 국내에서 탈피해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홍콩, 중국, 영국, 미국 뿐 아니라 최근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교두보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4개 증권사가 13개국에 진출해 현지법인 47개, 사무소 15개를 운영중이다.

지난해 시장조사 목적의 15개 사무소를 제외한 47개 해외 현지법인에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1억2280만 달러(약 1351억원)로 전년 4800만 달러 대비 155.7%(7480만 달러)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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