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지방세법에선 다른 지역에서 수도권과밀억제권역으로 들어오는 회사에 대해선 등록세를 3배 중과한다고 돼 있는데도, 시행령에서 갑자기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안에서 서울특별시로 이전하는 회사에도 등록세를 중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납세자 이익침해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중과세 규정을 母법에서의 충분한 위임도 받지 않은 채 하위법인 시행령에서 새롭게 마련한 것은 위임입법원칙에 어긋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서울시로 진입한 회사에 등록세를 중과한 처분을 취소해야한다는 소송이 제기된 것.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N회사 대표 임某씨는 지난 9월 28일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강남구가 지난 7월 부과한 등록세 600만원 및 지방교육세 120만원의 부과처분은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등록세 등 부과처분취소청구의 소'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임씨는 소장에서 "건축공사업, 토목공사업, 주택건설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한 N법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지난 99년 서울에서 설립된 법인을 2003년 과천으로 옮겼다가 지난 7월 서울로 다시 옮겼더니 등록세가 3배 중과됐다"고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임씨는 "현행 지방세법에선 대도시 외의 법인이 대도시 내로의 본점 또는 주사무소의 전입에 따른 등기에 대해서만 등록세 중과규정을 두고 있다"며 "대도시내에서 같은 대도시내에로의 본점을 전입하는 것은 대도시내에서의 본점 이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등록세 중과세를 적용하는 지역적 범위인 대도시에 대하여 지방세법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이에 대한 아무런 위임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지방세법시행령에서 수도권의 경우 특별시 외의 지역에서 특별시내로의 전입은 대도시내로의 전입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상위법령을 위배한 무효인 규정임이 명백하다는 주장.
이에 따라 임씨는 "같은 대도시내에서의 본점사무소 이전임에도 불구 특별시외의 지역에서 특별시내로의 전입은 대도시내로의 전입으로 본다는 지방세법시행령에 따라 자본금에 부과되는 등록세를 중과세로 부담하는 것은 무효"라며 부과처분 취소를 요청했다.
한편, 임씨가 주장한 지방세법 규정이 입법미비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임씨가 주장하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어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헌법재판소가 하게 돼 있다"며 "지방세법에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한 만큼 입법미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행자부 설명에 대해 조세전문가들은 "시행령은 법으로 이미 정한 사안의 시행을 위한 사안만 정할 뿐, 법에 근거가 없는 중과세근거를 시행령으로 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위임근거가 없는 만큼 관련 시행령 규정은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