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발언, 도 넘은 것...미 외교수장 발언 배경 궁금해"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 재검토...예정된 북미 실무협상 개최 어려워"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1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핵 관련 북미 간 대화의 교착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발언이라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를 전하면서 그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불량행동'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한 데 반박하며 "미국 상층부에서 우리를 걸고드는 심상치 않은 발언들이 연이어 튀어나오고 있다"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 제1부상은 그러면서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말해 북미 간 대화가 더욱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했다.
최 제1부상은 또 "지난 27일 폼페이오는 '북조선(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해 우리를 또다시 자극했다"며 "불량행동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우리를 심히 모독한 것은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아울러 "폼페이오의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돼 있던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또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했다"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은 그러면서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다"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난 29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와 비상임이사국인 독일의 대북 규탄 공동성명을 발표한 점에 대해서도 반발하는 한편 이날 미국에 대해서도 이례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유화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북미 간 대화가 다시 경색 국면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