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잘되고 못되고를 현재의 자리 탓을 하기도 하고, 꿈자리가 안 좋으면 바뀐 잠자리 탓을 하기도 하며, 자신의 불행과 불운을 태어난 탯줄 탓을 하기도 한다. 고기가 잘 잡히지 않으면 낚시터의 자리 탓을 하기도 하며, 게임과 도박에서 승패의 원인을 자리 탓을 하기도 한다. 여기에서의 자리가 바로 터다.
사람에게 득이 되는 땅도 있고 해가 되는 터도 있다. 땅이라는 터를 보고 관찰할 때에는 아무런 선입관이 없이 살펴야 옳은 자세다. 땅이라는 터가 가지고 있는 살기(殺氣)를 살피는 방법이 바로 지살(地殺)을 관찰하는 토지관살법(土地觀殺法)이다.
인간의 <부귀·영화·출세·정신·성격·빈곤·질병>등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주(四柱)와 관상(觀相)만을 가지고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후천적으로 인간이 어디서 태어나고 자랐는지 출생지역과 성장지역 그리고 현재의 거주지역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함의 이유는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며 살아가는 터가 주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불행과 불운을 초래하고 불러들이는 땅이라는 터가 가지고 있는 지살(地殺)의 살기(殺氣)에는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
지살(地殺)은 땅과 터라는 자리가 가지고 있는 흉살(凶殺)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람이 거주하며 생활하는 터와 관련해 다양한 지살(地殺)들이 사람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풍수역학적인 관찰과 함께 이에 대처하는 방도의 모색도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사람이 생긴 얼굴의 모습이 빈천(貧賤)한 관상(觀相)이 있듯이, 땅과 터의 생긴 모양새에도 빈천(貧賤)한 지상(地相)이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부자가 태어나는 땅은 아주 복스러운 모양새와 더불어 전체적으로 균형감과 안정감을 주는 지상(地相)의 형태를 보인다.
예컨대 풍요(豊饒)의 터로 '소쿠리 터'라고 하는 모양새를 한 지상(地相)이 있는데 이런 터는 개인차가 약간 있으나 대체로 10년 이내에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복(福)터다. 풍요(豊饒)의 터인 '소쿠리 터'를 일명 '조리 터'라고도 한다.
이런 '소쿠리 터' '조리 터'는 좌청룡과 우백호가 무정하게 도망가는 형국에 미약한 전순 그리고 가까운 안산이 아주 낮은 경우의 터를 이르는 말이다. 산자락의 모양이 소쿠리 같다고 하여 비유해서 부르는 말이다. 소쿠리와 조리의 테두리가 아주 낮아서 내용물이 오래가지 못하고 금세 빠져나가기 때문에 비유해서 쓰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소쿠리 터' '조리 터'는 재물이 모이다가도 빠져가는 터의 자리다. 한마디로 재물이 모여도 계속 모이지 않고, 10년 정도 모이면 조리를 비우듯이 재물을 털어 먹어버리는 터다.
그래서 이런 '소쿠리 터' '조리 터'에서는 큰돈을 모으고 10년이 경과하면 돈을 모으는 일은 그만 중지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해야만 실패하지 않고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도깨비의 터이기에 신비의 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빈곤(貧困)의 터에서는 빈곤한 영혼이 출생함이 기본이다. 빈천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생전 뼈 빠지게 고생만 하다가 이승을 떠나가는 터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처럼 빈천(貧賤)함을 주관하는 흉살(凶殺)과 지살(地殺)을 지닌 터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 토양색이 밝지 못하고 어두운 색깔을 하는 곳의 터
◐ 동서남북의 사산사(四神砂) 중에 청룡·백호·주작·현무의 어느 한 가지도 구비하지 못한 갯벌·삼각주·산정(山頂)과 같이 허허벌판의 터
◐ 모래·자갈과 같이 비교적 입경이 큰물질의 사력(砂礫) 지층으로만 구성된 척박한 곳의 터
◐ 산맥의 능선이 심하게 풍화되거나 대형터널 공사나 깎아지르듯 절개지 공사를 하듯 인위적으로 마멸되고 훼손되어 사룡(死龍)화된 지형의 아랫마을의 터
◐ 미친 여성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뿌려지듯 산줄기가 온 사방팔방으로 퍼져있어 기운이 모이질 않고 흩어지는 지형에 속해 있는 터
인간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 단 1분 1초도 생존할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의 터전으로써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춘 좋은 터와 길지(吉地)·명당(明堂)만이 최고의 선택이라 생각하고 찾아 나선다.
그러나 나쁜 기운에 속하는 지살(地殺)이 있는 곳에 거주하고 생활함으로써 나쁜 기운을 스스로 자초하고 불러들여 매사에 막힘과 장애를 일으키고 자신을 불운과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지는 말아야한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잊어서는 안 된다.
생활의 터전으로써 좋은 터와 길지(吉地)·명당(明堂)만이 최고의 선택이 아니라, 나쁜 흉살의 지살(地殺)이 있는 터를 어떻게 피할 것인지가 가장 먼저 우선해야할 최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흉지(凶地)를 피하는 방법을 풍수역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탐색하고 살펴서 실천함이 우선이라 할 것이다.
노병한 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