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검찰인사, 범위와 방법이 다 온당하지 않았다" 지적
"대통령 인사권, 권한 행사하되 자의적으로 비춰져선 안돼"
"인사가 국민 눈에 보복으로 비치는 것 굉장히 조심해야"
◆…윤여준 전 복지부 장관.(자료사진)
윤여준 복지부 전 장관은 16일 지난 8일 단행된 검찰 고위급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과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법무부와 청와대를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순교자로 만든다'고 힐난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보수의 품격〉 코너 인터뷰에서 "왜 자꾸 윤석열 검찰총장을 순교자로 만들어요?"라며 "보세요. 손발 다 잘랐다. 그건 눈으로 보이는 사실 아니에요"라고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이어 "그런데 윤석열 총장이 보이는 태도는 어때요? 딱 원론적인 '검찰도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어쨌든 대통령의 뜻은 수용하는 모습을 밝히면서 최소한 반발하는 모습은 안 보이잖아요"라고 반문한 뒤, "제가 보기에는 국민한테 비치는 게 잘못하면 마치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을 순교자로 만드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게 도대체 뭐를 얻자고 하는 것이냐"라며 "범위와 방법이 다 온당하지 않았다"고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한 비판 입장을 거듭 내비쳤다.
윤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을 향해 '검찰은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과 '검찰의 인사권은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윤 전 장관은 인사권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이 가진 인사권이라는 것은 국민이 '공공성이라는 국가의 핵심가치를 잘 지키고 가꾸라는 뜻으로 국민을 대신해서 한시적으로 위탁한 권한'"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권한을 행사하되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의 검찰 인사 내용을 보면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수사를 맡았던 책임자들을 모조리 바꿔버렸어요"라며 "이거는 국민의 상식에 반하는 것디다. 아무리 인사 권한이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하더라도 그 권한을 행사하는 모습이 저렇게 자의적인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정말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적 통제가 뭐냐? 그냥 민주적 통제라는 말을 상당히 빈번하게 사용했어요. 그런데 그 민주적 통제란 뭐를 의미한다 하는 말을 설명한 일은 없다"라며 "그런데 왜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갖느냐 하면 과거 유럽 좌파 세력들이 국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조한 시절이 있었어요. 표현 그대로 Democratic control 이에요"라고 언급했다.
그는 나아가 "국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굉장히 강조한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그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민주적 통제란 데모스에 의한 통제, 즉 민중적 통제를 의미했던 거"라며 "이거는 의미가 굉장히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런 뜻으로 쓴 건 아닐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표현이 똑같단 말이죠"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그런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민주적 통제라는 게 뭐를 의미하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아직 그 설명을 안 했다"면서 "대통령이 그런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저는 그런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야당과 언론을 향해서도 "제가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매일 입만 열면 그냥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해서 그렇게 극단적인 소리를 해대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도 민주적 통제가 뭐냐라고 질문을 한 번도 한 일이 없다"며 "또 보수언론도 이게 뭐냐고 따져봐야 하는데, 전혀 그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더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장관은 민주적 통제에 대해 거듭 "헌정적인 헌법 질서와 규범에 따라 통제를 받아야 하는 거"라며 "그러면 이것을 '헌정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해야지 '민주적 통제'라고 하면 과거 역사적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니까 그것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이번 인사가 그동안의 비정상적 인사를 정상화한 것'이라는 반론에 대해서도 "그 인사(이전 검찰인사)가 왜 비정상이었는지 설명한 일이 있어요?"라고 반문한 뒤, "(윤 총장은) 부임한 지 6개월이 안 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특별한 구체적인 사유 없이 다 바꿔버렸다"며 "그러니까 보복이라고 비춰지는 거다. 대통령의 그 소중하고 중요한 인사 권한을 국민의 눈에 그런 식으로 비치게 행사하는 건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