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찬성 권고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조원태 연임 찬성
조원태, 승기 잡고 17년 항공업 경험 살려 잇단 위기경영 행보에 주력
◆…사진=한진칼 제공
지난 해 일본과 무역분쟁에 이은 코로나19로 더블펀치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진 항공업의 대표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오는 27일로 다가오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의 핵심 안건은 조원태 회장의 이사연임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의 주주연합은 조원태 회장 연임불가를 천명하며 경영권 확보를 위한 표 대결을 강행하고 있다.
현재 양측의 지분율은 이번 주주총회의 의결권 기준으로 조회장측이 약 40%, 주주연합 측이 약 34% 정도의 우호지분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반주주에 대한 추가적인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여론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
주주연합은 주총 의결을 전자투표로 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자유투표가 주주연합측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현 경영진은 지난 번 이사회에서 전자투표를 부결시켰다. 결국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참석한 주주의 의결권행사가 양측의 승부를 가른다.
대개 일반투자자 중에서 개인투자자는 직접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비율이 낮지만 기관투자자는 참석비율이 높다. 따라서 국내·외의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의결권에는 자문기관의 권고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가 속속 알려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회원사에 보낸 한진칼 주주총회 의결권 권고 의견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 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경영진이 제시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 졌다.
또한, ISS는 주주연합측이 제안한 경영진에서는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에 대해서는 SK, 포스코 등 경영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찬성의견을 냈다.
ISS의 의결권 권고는 한진칼의 외국투자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진칼의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은 최소한 5%이상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 중에서 가장 많은 지분 2.4%정도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이자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조원태 회장 선임에 찬성을 권고하며 3자 주주 연합 측 후보에 대해서는 불행사를 권고했다. 국민연금은 과거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과 조현민 전무의 갑질의혹 사건에 대해 국민연금에 경영권 참여를 권고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민연금이 조회장의 우회지분이 된 셈이다.
나머지 투자자 중 연기금, 금융회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ISS와 KCGS 이외에 다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참고로 최종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진다.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등 국내 3개 의결권 자문사와 외국계인 글래스루이스 등도 조만간 권고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이들 의결권 자문사의 실무자는 현재 항공업의 위기상황에서 조원태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에 관심이 많다고 전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의 위기상황에서 향후 재무구조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다”며 “국제 항공업에서도 지각변동이 예상되어 있어 향후 합종연횡 등 항공사의 생존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연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2013년 대한항공 인적분할 당시 취득한 사우회의 확실한 우호지분 주식 72만여주 1.23%에 대하여 의결권 통일행사 대신에 직원 개인의 의사를 주총 의결에 반영한다고 밝히고 직원들의 전자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번 주총을 앞두고 '한진그룹 지키기' 운동이 SNS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조현아의 주주연합으로부터 그룹을 지켜낼 아이디어와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으며 '한진칼 10주 사기 운동'에 동참하자는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
첨예한 주주총회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미증유의 항공업 위기상황에 처한 3세 경영인 조원태 회장의 경영능력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 회장은 발 묶인 여객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여 고정비를 줄이고, 노선 원가절감과 화물고객 유치 등 역발상의 아이디어를 제시해 투자자와 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조 회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한 KCGI등 주주연합의 명분을 무색케 하는 단면이라고 회사 측 관계자는 주장했다.
주총을 11일 앞둔 시점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은 주총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승기를 잡은 조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재계 원로는 “현재 한진그룹의 위기상황에서 재무주조의 개선과 원가절감에 더욱 노력하여야 한다”며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 항공업의 큰 변화가 예상되어 보다 적극적인 네크워킹 강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분석전문가는 “이번 주총은 경영권 다툼의 시작일 뿐” 이라며 “앞으로 있을 임시주총에서도 표대결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항공산업 위기상황으로 보아 한진그룹은 향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보다 강한 재무구조와 지배구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고 “조 회장의 경영능력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실적으로 검증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