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과세관청이 내부적으로 납세자의 기한 후 신고를 그대로 인정한다는 취지의 확인결정을 하더라도, 이를 납세자에게 통지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의 기한 후 신고에 대하여 내부적인 결정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납세의무자에게 공식적인 방법으로 통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한 후 신고에 대한 결정이 외부적으로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결하였다.
세법은 정해진 신고기한까지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 기한 내에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이 있기 전까지는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기한 후 신고라 한다.
이 경우 신고를 받은 과세관청은 납세자의 신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당 국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여 통지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양도소득세에 대해 기한 후 신고를 한 후, 신고납부한 가산세 일부를 감액해 달라는 청구를 하였다가, 소송에 이르러서는 본세도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하급심 법원은 기한 후 신고에 대해 과세관청의 확인 결정(행정처분)이 있다는 전제에서 납세자가 한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한 후 신고에 대한 과세관청의 결정이 납세자에게 통지되지 않았으므로 행정처분 자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과세관청은 납세자가 기한 후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이 세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보다 적은 경우 납세자에게 차액을 추가로 납부할 것을 통보한다. 그렇지만 기한 후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이 세법에 들어맞는 경우, 과세관청은 납세자의 세금 신고·납부가 제대로 이행되었으면 족하다고 본 나머지 납세자에게 통지하는 절차를 생략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법은 행정청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새로이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할 때에는 문서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처분 내용의 명확성을 확보하고 처분의 성립 여부나 그 내용에 관한 다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반하여 행하여진 행정청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특히 행정청이 행정의사를 외부에 표시하여 행정청이 자유롭게 그 의사를 취소·철회할 수 없는 구속을 받기 전에는 행정처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 사건에서도 위와 같은 행정법의 기본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과세관청이 납세자의 기한 후 신고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하였더라도, 그 사실을 납세자에게 통지하지 않는 한 과세관청의 처분이 없으므로, 기한 후 신고에 따른 납세의무가 확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납세자가 기한 후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이 세법에 따른 정당한 것이더라도, 과세관청이 이를 확인하였다는 통지를 반드시 하여야 한다. 그래야 납세자가 기한 후 납부한 세액에 오류가 있을 때, 세법이 정한 불복절차로 기한 후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의 당부를 다툴 수 있다.
종래 기한 후 신고에 대하여 세법상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한 후 신고에 대하여서도 과세관청이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도록 하였고, 올해부터는 기한 후 신고를 한 납세자도 경정청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사건은 과세관청이 신고내용을 자체적으로 확인만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처분으로서 그 결과를 반드시 통보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분명히 하였다.
과세관청의 편의보다는 처분의 명확성과 납세자의 불복의 권리를 중시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는 판결이다.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두6089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