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출범 이후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측 경호.보안 요원들에게 떨어진 '특명'이다.
부시 대통령이 17일 경북 경주를 찾기 앞서 미국측 경호.보안 요원들은 한달전부터 경주에 상주했다고 한다. 5시간 가량의 짧은 체류 기간 최대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 경호.보안요원들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부시 대통령의 동선(動線)이었다.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오찬 등이 잇따라 열리는 경주 한 호텔 내에서의 이동도 주요 점검 대상이었다.
미국측은 당초 부시 대통령의 호텔내 동선과 관련해 2개의 안을 갖고 점검해 왔으며, '호텔 직원들이 다니는 통로를 이용하자'는 쪽으로 부시 대통령의 동선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호텔 1층 정문이 아닌 지하 1층 직원 출입문을 통해 호텔에 들어섰으며, 부시 대통령이 사용할 통로 곳곳에는 높은 칸막이 내지 검정색 커튼이 설치됐다.
나아가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기까지 불가피하게 한국측 프레스센터 앞을 지나게 됨에 따라 그 이동을 전후한 오전 10시45분부터 11시까지 기자들의 바깥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또한 호텔 1층에서 지하 1층을 잇는 이 호텔의 중앙계단 역시 방화벽을 내리는 방법으로 차단됐다.
이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반인이 부시 대통령을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미국측은 부시 대통령의 동선에서 제외된 1층 유리정문에도 검정색 시트지를 붙이거나 주변에 검정색 커튼을 설치해 둘 것을 요청, 한국측과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호텔 고객들에게 필요없는 불편을 끼친다"는 한국측 주장을 받아들여 미국측은 요청을 거둬들였다고 한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이 지하 1층 주차장을 통해 출입함에 따라 지하 1층은 물론, 폭발 가능성에 대비해 지하 2층 주차장까지도 일반 차량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또한 공동 기자회견장 안에는 부시 대통령이 유사시 몸을 피하기 위해 방탄으로 만든 공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