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탁수수료로 1조3600억 벌어…전년비 55.4%↑
증시 변동성 틈타 주식투자 급증 영향, 미래에셋대우 1위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수탁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발 증시 변동성을 틈타 주식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크게 유입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국내외 증시 폭락으로 자기매매(PI)와 주가연계증권(ELS) 부문에선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업계 최상위권인 키움증권은 동학개미운동 열풍을 타고 지난해 동기대비 696억원(131.6%) 급증,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이 늘었다.
5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0개 증권사의 올 1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수탁수수수료 수익은 1조35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8740억원 대비 55.4% 급증했다. 지난 2018년 1분기 1조4140억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
전체 수수료 수익 중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1%에서 올 1분기 46.7%로 6.6%포인트 증가했다.
올 1분기 코로나19 충격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최악의 폭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증시 변동성을 틈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크게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식시장에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유행어가 등장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928조11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56조5903억원 대비 66.7% 급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1분기 14조96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9조4337억원 대비 58.7% 늘었다.
조사대상 증권사 중 39개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다수 증권사들이 1분기 국내외 증시 폭락으로 PI와 ELS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봤지만 수탁수수료 수익이 늘며 손실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수탁수수료로 지난해 886억8000만원 대비 61.5% 급증한 1432억4900만원의 수익을 올려 선두에 올랐다.
코스피 시장에서 거둬들인 수탁수수료 수익은 734억에서 1044억원으로 310억원 늘었다.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도 99억원에서 279억원으로 2.8배 급증했다.
삼성증권은 이 부문에서 1286억3999만원을 벌어들이며 2위를 유지했다. 전년 713억6000만원 대비 80.3% 수익을 더 올렸다.
이 증권사는 수탁수수료로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243억원 증가한 57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33억원 늘은 444억원을 벌어들였다.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로 219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전년 95억원 대비 배이상 급증했다.
3위에 오른 키움증권은 지난해 동기 대비 이 부문에서 수익 증가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로 꼽혔다.
키움증권은 올 1분기 수탁수수료로 1225억7000만원을 벌어들이며 지난해 동기 529억3000만원 대비 696억4000만원이나 급증했다. 이 부문 순위도 7위에서 3위로 올랐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기반 증권사로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업계 최상위권으로 꼽힌다. 1분기 동학개미운동과 더불어 코로나19로 비대면 투자가 크게 확산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4~6위권인 NH투자증권(1125억원, 4위), KB증권(1084억원, 5위), 한국투자증권(1011억원, 6위)도 수탁수수료로 1000억원 넘게 벌어들였다. 이어 신한금융투자(871억원, 7위), 대신증권(631억원, 8위), 유안타증권(497억원, 9위), 하나금융투자(383억원, 10위)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선 모건스탠리증권(335억원)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301억원)이 수탁수수료로 300억원 넘게 벌어들이며 12, 13위에 올랐다. 제이피모간증권(202억원)과 UBS증권(195억원)도 20위 안에 들었다.
대형사 중 수탁수수료 비중이 가장 낮은 메리츠증권은 198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치며 19위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