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등록" 발표
3차 임상 거치지 않아 안전성 논란
미, "백신 개발서 중요한 건 최초 아닌 안전성"
WHO, "러시아와 접촉 중", "안정성 검토 필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 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전문가들은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원격 내각회의에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며 "백신의 효능이 입증됐으며 지속적인 면역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백신이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으며 자신의 두 딸 중 1명도 이 백신을 접종했다고 설명했다.
백신 이름은 '스푸트니크V'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전염병 센터와 국방부 산하 제48중앙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달 중순 1차 임상시험이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차 이후 임상시험에 대해서는 공개된 내용이 없다. AP통신은 이 백신이 동물 실험이나 초기 단계의 임상 연구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대한 어떤 과학적인 정보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개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최초가 아니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차 임상시험으로부터 나온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안정성에 대해 강조했다.
러시아 임상시험기구(ACTO)도 "빠른 백신 승인이 소비자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지적하며 정부 관계자들에게 백신 승인을 미루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가 입증되더라도 면역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밝히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하며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백신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니 알트만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면역학 교수는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백신의 출시로 발생하는 피해는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모든 백신은 출시되기 전에 모든 단계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안정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러시아와 접촉하고 있으며 연구 자료를 검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