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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가면 뒤에 숨긴 얼굴, 명의신탁 이야기㊦

조세일보 | 정찬우 세무사 2020.08.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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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원작만화 표지와 '페이스오프' 영화 포스터

가면은 드라마나 영화의 주된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작가들은 가면을 통해 대중의 궁금증을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유도한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각시탈'은 주인공이 탈을 쓰고 일본 군인이나 순사를 물리치는 장면이 유려한 액션과 함께 펼쳐져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액션 영화 '페이스오프(Face Off)'는 가면 쓴 얼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두 명의 주연 배우가 외과수술을 통해 서로 상대의 얼굴로 바꾸고 상대방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스릴러 수준의 공상과학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절찬리에 상영되었다.

본 얼굴이 아닌 가짜 얼굴로 활동하는 사례는 실생활에서 드라마나 영화보다 자주 등장한다. 주식의 명의신탁 사례가 그것이다(나성길 등,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1 강행법규를 위반한 명의신탁 사례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자 대주주가 작전세력을 동원하여 기관투자자 등을 끌어 들여 차명으로 주가관리를 한 사례가 있었다. 자본시장법 등의 강행법규를 위반한 범죄였다. 이 경우 주식의 명의신탁에 대해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

명의신탁 행위가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이루어졌다면 그 자체로 법률상 무효가 되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 자체도 실질과세원칙에 어긋나 부당한 행정처분이 될 수 있다. 세법상 증여의제 규정의 입법취지는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으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대법 2007두17175).

#2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명의신탁 사례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명의신탁은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조세회피목적이 없었음을 주장하거나 입증하는 책임은 과세관청이 아닌 명의자가 진다.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은 조세회피의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입증할 수 있다(대법 2004두7733).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명의자는 명의신탁에 있어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될 정도로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고, 명의신탁 당시에나 장래에 있어 회피 될 조세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에 의하여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가지지 않을 정도의 입증을 하여야 한다(대법 2004두11220).

#3 명의신탁 받은 주식 매도대금으로 재취득한 주식에 대한 사례

증여의제 대상이 되어 과세된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 된 주식은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

이 경우는 증여세가 과세될 수 없다. 다만,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시기상 또는 성질상 단절되어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 주식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과세할 수 있다고 본다(대법2014두2331).

축제에도 가면은 등장한다. 가면무도회는 축제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가면 속에 진짜 얼굴을 숨기고 멋진 춤사위와 패션을 마음껏 펼친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사육제가 대표적이다. 허락된 일탈을 즐기는 것이다. 가면은 맨 얼굴을 감추지만 때론 가면을 써야 본심이 드러난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박사과정 수료, 고려대원 졸업(석사), 서울시립대 졸업,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서]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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