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4개월여 만에 두 번째 양성 반응
유전자 염기서열 달라...재감염 최초 확인
"완치 후 면역력 영구적 아냐"
WHO, "재감염 사례에 대한 더 많은 연구 필요"
◆…홍콩 코로나19 검사소 (사진=연합뉴스)
30대 건강한 남성이 4개월 만에 코로나19에 재감염된 사례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진은 24일(현지시간) 홍콩에 사는 33세 남성이 올해 두 차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세계 최초로 재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남성은 3월 26일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기침, 인후통, 발열 및 두통의 증상이 있었다. 이후 회복돼 스페인 여행 후 홍콩으로 돌아오다가 8월 15일 홍콩 공항에서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증상은 없었다.
연구진은 검사 결과 첫 번째와 두 번째 감염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분명히 다르다면서 첫 번째 감염된 바이러스로 재발한 것이 아닌 다시 감염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홍콩대 임상미생물학자인 켈빈 카이왕 토 박사는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회복된 경우라도 일부 사람들은 평생 면역력이 지속되지 않으며 몇 달 동안만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미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도 백신이 나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감염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판케르호버 신흥질병팀장은 "한 명의 사례에 근거해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재감염 사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엘컴 생거 연구소 제프리 배럿 선임 연구원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감염 건수를 고려할 때 재감염 사례가 매우 드물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라면서 "하나의 사례로 결론을 내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로 두 번째 발병의 증상은 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예일대학교 면역학자 아키코 이와사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두 번째 감염은 무증상이었다. 면역력이 재감염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지만 감염자를 증상 악화 등으로부터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집단 면역 효과는 낮다"면서 "재감염으로 인한 결과를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