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관련 강요미수 혐의 이동재 첫 재판
이동재 측 "특정정치인 겨냥한 것 아니다" 공소사실 부인
검찰 "이동재가 핵심, 공모해 이뤄진 것"
수사팀 정진웅 부장검사 직접 법정 출석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킨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익목적의 취재였다"며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관련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이 첫 재판에서 "유시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공익 목적의 취재였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이 전 기자의 1차 공판에서 이 전 기자 측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며 "공익 목적으로 취재를 했던 것이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 전 기자와 함께 기소된 백모 채널A 기자가 정장 차림으로 모두 출석했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유 이사장이 강연했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다"면서 "언론에 제기된 의혹에 따라가면서 취재했던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소장에 언급된 내용 대부분은 신라젠 수사팀이 결성됐기 때문에 누구나 예상 가능한 내용이었다"며 "수사팀이 결성되면 추가 수사가 이어지고 범죄수익환수가 이뤄져 예상되는 상황을 언급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라젠 수사가 예상되는 시점에 채널A에 제보하면 도와줄 수 있다고 했던 것일 뿐 제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가하겠다며 제보를 강요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아울러 변호인은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측근인) 지모씨를 만나 언급한 내용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처럼 공소장에 적혀 있지만, 실제 전달 과정에서 와전되고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씨와 두번째 만날 시점에는 MBC에서 몰래카메라 취재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 협박할 필요성이 없었다"며 "대법원 판례를 봐도 이익 제공을 기대한 피해자에 대해서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이동재가 이 사건의 핵심이며, 피고인들이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정진웅 부장검사와 형사1부 검사가 출석했다. 정 부장검사는 지난달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이고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공방에 앞서 30분에 걸쳐 공소사실 요지를 읽었다. 검찰은 "이 전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이철 전 대표와 서신을 주고받거나 지씨와 만남을 가지고 통화하면서 검찰 고위층과의 연결을 지속해서 강조했다"며 "유 이사장의 비리를 진술하지 않으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중형을 선고받는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전 기자 측이 취재 과정에서 검찰 고위층 인사로 한 검사장을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검찰 고위층과의 연결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한모씨라고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대화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대표를 협박해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비리 정보를 캐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강요미수)로 기소됐다. 이 전 기자의 후배 기자인 백 기자도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가족 수사를 무마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소장에는 '이 전 기자와 백 기자가 공모해 중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피해자(이 전 대표)에게 2020년 2~3월경 검찰이 앞으로 피해자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추가 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편지를 수차례 보내는 등 협박해 특정 인사에 대한 비리를 진술하도록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3월 이 전 대표에게 다섯 차례 편지를 보내 "대표님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관계 인사와 관련된 의혹을 제보하면 검찰 고위층에게 이 전 대표의 진정성을 직접 자세히 설명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공포심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재판은 9월1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