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연구진, 퇴원한 코로나19 환자 86명 추적 조사
퇴원 후 몇 주 지나도 폐 손상, 호흡곤란 등 증상 있어
퇴원 후 6주가 지난 환자의 88%가 폐 손상...47%는 호흡곤란
24명이 정상인 폐활량 평균치의 80% 미만
◆…캘리포니아 병원의 집중치료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뒤에도 일부 환자들은 폐 손상 등의 후유증을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클리닉의 연구팀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들의 회복을 추적한 결과 환자들이 퇴원하고 몇 주가 지난 후에도 여전히 폐 손상, 호흡곤란, 기침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퇴원 후 6주가 지난 환자의 88%가 CT촬영 결과 폐 손상 증상이 나타났으며 47%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퇴원 후 12주가 지나면 폐 손상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비율이 56%,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비율이 39%로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사빈 사하닉 박사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 몇 주 동안 폐 손상이 지속됐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다소 호전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86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건강 상태를 추적해 분석한 결과다. 연구 대상인 86명 중 18명은 중증환자로 입원 당시 집중치료실에 있었다.
연구 대상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1세였으며 60% 이상이 남성이었다. 약 50%는 현재 흡연자이거나 흡연 경험이 있으며 65%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다.
퇴원 후 6주와 12주에 CT 스캔, 폐 기능 측정, 임상 검사를 포함한 테스트가 실시됐다.
연구팀은 두 차례에 걸친 테스트 결과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환자와 입원하지 않은 환자 모두에게 지속적인 건강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퇴원 후 6주가 지나고 실시한 테스트에서 24명의 환자의 폐활량이 정상인 평균치의 8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됐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심장 손상 징후가 발견됐다.
이번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며 퇴원 후 24주가 지난 코로나19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는 추가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하닉 박사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의 30%가 회복 후 지속적인 폐 손상 증상으로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코로나19의 후유증 등 장기적인 영향이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톰 윌킨슨 사우샘프턴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의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이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증 환자에게서 후유증은 더 흔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윌킨슨 교수는 "코로나19의 장기적 영향을 추적하고 회복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유럽호흡기학회(ERS)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