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 14일 성명 내 "정부, 이전 발언과 행동 사과하라"
"정부의 제안, 전문의 검증 시험 권위 땅에 떨어뜨리는 처사"
"의대생 국시면제 및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하라" 촉구도
◆…전공의들은 14일 정부가 전문의시험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3,4년차 전공의들을 코로나19 방역인력으로 차출을 검토하고 있는 점에 대해 "작금의 상황에 전공의들은 격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전공의들은 14일 정부가 전문의시험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3,4년차 전공의들을 코로나19 방역인력으로 차출을 검토하고 있는 점에 대해 "작금의 상황에 전공의들은 격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인턴·레지던트를 대표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정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방역에 전공의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의 시험은 전문의가 되기 위해 공정성을 바탕으로 자격을 검증하는 시험이다"라며 "정부의 제안은 지금껏 전문의를 검증한 시험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게다가 시험이 50여일밖에 남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의견 수렴이 없는 현재 상황은 절차적 민주주의 또한 위배하고 있다"며 "만일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이는 정부가 지금껏 강조해왔던 공정성과 민주성을 모두 스스로 배반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협의회는 "전공의 코로나19 방역 투입을 원한다면 정부는 의사와의 신뢰와 공조, 연대를 깨뜨렸던 이전 발언과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 인력 보충을 위해 유럽국가의 선례를 참고해 의대생 국시면제 및 코로나19 방역에 투입을 고려하라"며 "이러한 고려 없이 전공의를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한다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의사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토사구팽.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에 선 의사들이 절감하고 있는 언어다"라면서 "올해 6월 1일 기준 의료인력지원 3천819명 중 1천790명은 의사로 1천563명의 간호사·간호조무사보다 많았다. 이는 코로나19에서 의사들이 최후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4대악 의료정책과 여론몰이로 정부는 그동안 쌓아왔던 의사집단과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의사들은 피 흘리는 사투를 벌이며 온몸으로 방패막이가 되고 있지만, 대통령은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라고 발언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SNS글을 문제 삼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가 의사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공의들을 차출하겠다 한다"면서 "이는 가혹한 환경에서 수련중인 전공의들에게 짐을 더 얹는 것과 같을 뿐만 아니라 병원의 중요한 인력을 차출해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중환자실, 분만실, 수술실, 투석실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나 응급 환자 진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미 마른 수건 짜듯 일하며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전공의들은 정부가 아무 때나 부른다고 달려갈 수 있는 노예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주당 52시간' 규정 대신 '전공의 특별법'을 적용받아 주당 88시간까지 고강도로 일하고 있다. 주당 88시간은 6일 내내 거의 15시간씩 일한다는 뜻으로 이들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