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25일 택시기사 대면조사 실시
'폭행' 블랙박스 영상, 담당수사관 묵살 의혹 조사
택시기사 "이용구, 영상을 경찰에 보여주지 말란 적 없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폭행 피해를 당한 택시 기사가 영상을 지워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합의 조건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밝혔다. 또 사건이 발생한지 3일 뒤 이 차관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작성할 당시 수사관의 개입은 없었다고도 했다.
경찰 진상조사단은 지난 25일 오후 택시 기사 A씨를 자택 인근에서 만나 대면 조사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은 택시 기사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담당 수사관이 묵살했다는 의혹을 조사해왔다.
A씨는 "이 차관이 합의할 당시 영상을 지워달라고 부탁했지만, 합의 조건에는 영상을 지워달란 것은 없었다"며 "당시 이 차관이 영상을 경찰에게 보여주지 말라는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한 부분에 대해서도 A씨는 "사고가 났는데, 그런 적이 없다고 할까 봐 나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촬영한 것이다.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차관에 대해) 처벌불원서를 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손님의 멱살을 잡는 등 행동은 모두 잊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폭행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7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블랙박스 업체를 통해 해당 영상을 복원했다.
또 A씨는 이 차관이 경찰에 영상을 보여주지 않을 것을 부탁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관의 변호사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택시기사의 진술 내용으로 진위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택시 기사께 또 다른 고통을 줄 우려가 크다"며 "공직자로서 진위공방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A씨를 폭행했지만 입건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폭행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지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아니라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경찰은 영상을 확인한 담당 수사관을 대기발령 내고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검찰도 시민단체의 고발로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전날(27일)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직무유기 혐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