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文대통령과 尹 후보간 '적폐수사' 관련 갈등 국면 해결 위해 '尹 사과' 촉구
"여야 후보 막론, 내가 당선되면 대대적으로 정치보복 공언 후보는 尹이 처음"
국힘 "尹 후보, 정치보복 말한 적 없어... 시스템에 따른 검찰 수사 언급" 항변
◆…청와대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자신이 집권 시 전 정권에 대한 적폐수사를 하겠다고 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밝히며 "선거 전략이라면 저열하고, 소신이라면 위험하다"고 직격했다. ［사진=자료사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나 여당의 발언이 사전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 "우선 그 누구와도 일체 상의하지 않았다. 최소한 민주주의자라면, 이런 발언은 하면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어 "오늘 이 순간까지도 여당이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교감하거나 서로 의견 나눈 바는 없다"면서 "이게 물밑에서 서로 의견 교환해서 풀 수 있는 문제였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공개적으로 요청을 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답을 주면 되고, 그러면 오늘로서도 그 문제는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점이기 때문에 저희들도 빨리 이 국면이 마무리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청와대가 고위관계자발로 반응을 내놓았는데, 하루 만에 문 대통령이 직접 더 강도 높은 비판을 배경에 대해선 "오늘 대통령 말씀에 의하면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몰랐다고 한다"면서 "확인해 보니 (대통령)본인으로서는 상당히 심각한 발언이다라고 판단하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 측에서 지금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식으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선 "뭐, 예상했던 논리인 것 같다"면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을 겨냥해서 한 발언에 대해서 대통령이 반론권을 행사한 것인데, 거기에 대해서 선거 개입이라고 하면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으로 죽은 듯이 직무 정지 상태로 있어야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질문에 답변하고 사과하면 깨끗하게 끝날 일이지 더 이상 복잡한 게 없다"라면서 "구차하게 자꾸 선거 개입이라는 논리로 회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직접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동시에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적폐가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라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 측에서 사과를 안 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하냐'는 물음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미리 예단하기는 무리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지가 분명하게 나와 있다"며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내가 당선되면 대대적으로 정치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후보는 처음 본다"고 윤 후보를 질타했다.
아울러 한국일보 인터뷰를 인용, ‘적폐 수사 이런 것 안 한다’, ‘정치 보복 안 한다’라고 분명하게 얘기를 했는데 며칠 만에 그것과는 상반되는 얘기를 한 점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불만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날 아침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노무현 前 대통령의 어떤 비극을 보고도 정치가 변하지 않았다고 한 부분과 윤 후보 사과 요구가 연관된다는 물음에 대해선 "미래의 일과 과거의 아픈 사례를 바로 연결해서 뭐라고 말하는 건 옳지 못한 것 같고, 또 그래서도 안 될 것 같다"고 거듭 선을 그읏다.
그러면서 인터뷰가 먼저 진행된 것이고, 그 이후에 윤 후보의 발언과 문 대통령의 반응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결되어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다만 우리 정치가 많이 거칠어지고, 특히 이번 대선은 언론 평가에 의하면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들이 나오듯이 걱정스러운 대목이 있다"면서 "큰 맥락에서 보면 연결되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당장 그 사안을 대통령께서 연결해서 상호 연관시켜서 발언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불법이 드러나는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론적 의견을 피력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명백한 선거 개입 시도"라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는 평소 소신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과 원칙 그리고 시스템에 따른 검찰의 엄정한 수사 원칙을 강조했다"면서 "윤 후보는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거치면서 내편 네편 가리지 말고 성역 없이 수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대로 수사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그러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포함한 대통령 주변 세력은 집요한 음해와 방해공작으로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았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식물총장으로 만들었다"며 "온 국민이 아는 바이고,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 후보가 검찰 시스템이 정상화되면 검찰 스스로 권력형 비리사건 수사를 제대로 할 것이라고 지극히 상식에 입각한 원칙론을 말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윤 후보가 "대통령이 검찰인사에 관여하거나 수사지시를 내려서는 안된다는 원칙 또한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나아가 "민주당이 온갖 막말로 윤 후보 발언을 곡해하고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려고 시도하더니 이제는 대통령과 청와대까지 가세한 형국"이라면서 "윤 후보는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국민적 요구 역시 권력이 힘으로 덮은 수많은 대형비리 사건을 그냥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라고 거듭 원칙론임을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민주당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야당 대선후보에게 억지 사과를 요구한 행태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