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분에서 잘라 붙인 편집 흔적 발견
한 문장 속 녹음품질과 잡음 차이도 뚜렷
7살 위 언론계 선배 신학림에 김만배가 '형?'
뉴스타파 '녹취록' 기사는 '형→내가' 수정
권영세 "더불어N번방인가"... 국힘, 고발완료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뉴스타파가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6분 30초~6분 34초 구간 등 5군데에 편집흔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사진=시사포커스TV 영상 캡처]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8일 뉴스타파가 지난 6일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에서 '짜깁기 편집' 다섯 군데를 잡아냈다고 밝혔다. 김만배 녹취록은 '대장동 개발 비리개발비리'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그의 언론계 선배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9월 15일 대화 녹음파일이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타파 '김만배 녹취록' 짜깁기 편집 5군데 잡아냈다. 데이터 보안 전문가 국민의힘 이영 의원 팀이다. 여보세요. 뉴스 조작 공장 관계자분. 공개되는 제품인데 아무리 급해도 제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사포커스가 유튜브채널을 통해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조작 파일 들통?..."이상한 짜깁기 흔적 발견">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은 '짜깁기 편집' 의혹이 있는 5개 구간을 담고 있다.
뉴스타파가 유튜브채널을 통해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영상 ▲23초~26초 구간('응'과 '처음에' 사이) ▲42초~45초 구간('된 거지'와 '그러니까' 사이) ▲4분 25초~4분 30초 구간('그래서와 '그래?' 사이) ▲6분 30초~6분 34초 구간('통했지'와 '그냥 봐줬지' 사이) ▲10분 2초~10분 8초 구간('유리하게 해서'와 '법조인도' 사이) 등 5군데에서 각기 다른 부분에서 잘라 붙인 편집 흔적과 함께 녹음품질과 잡음 차이, '오디오가 튀는 현상'이 뚜렷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23초~26초 구간 [사진=시사포커스TV 영상 캡처]
녹취록 영상 23초~26초 구간에서 김씨는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라고 묻는 신씨에게 "응. 처음에 잘 팔렸으면은 한 20명한테 팔기로 했었는데 천하동인 1호서부터 18호까지 해서"라고 말한다. '응'과 '처음에'가 각각 다른 문장에서 잘라 인위적으로 붙여넣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녹취록 영상 42초~45초 구간에서 김씨는 "이렇게 해서 형이 많이 갖게 된 거지. 그러니까 이거를 기가 막히게 이재명이가 했는지 누가 했는지 정밀하게 했지"라고 말한다. '된 거지'와 '그러니까' 사이에 '치직'하며 '오디오가 튀는 현상'이 나타난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4분25초~4분30초 구간 [사진=시사포커스TV 영상 캡처]
◆…뉴스타파가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6분 30초~6분 34초 구간 [사진=시사포커스TV 영상 캡처]
6분 30초~6분 34초 구간에서 김씨는 신씨가 "이게 박영수가 그러면 윤석열이 하고 통했던 거야?"라고 묻자 "윤석열이를 데리고 있던 애지"라고 답한다. 신씨가 "아니,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라고 하자 김씨는 말을 자르며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라고 한다. 김씨의 '통했지. 그냥 봐줬지'라는 발언에서는 '통했지'와 '그냥 봐줬지'가 각각 다른 문장에서 잘라 붙인 듯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뉴스타파가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6분 30초~6분 34초 구간 등 5군데에 편집흔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사진=시사포커스TV 영상 캡처]
◆…'김만배 녹취록'을 단독 보도한 뉴스타파의 3월 6일 자 기사 <[김만배 음성파일]"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에서는 김만배 씨가 7살 위인 언론계 선배 신학림 씨에게 자신을 '형'이라고 지칭한 부분이 '내가'라고 바뀌어 있다. [사진=뉴스타파 기사 캡쳐]
김성범 국민의힘 선대본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김만배-신학림 대화 녹취는 조작이고 왜곡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원래 김만배-신학림 간 대화 녹취록은 1시간 12분이라고 알려졌는데, 해당 매체의 보도는 12분 분량이다. 그 중 위와 같이 일부 구간을 잘라내고 붙인 것 같이 보이는 부분이 5곳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김만배가 신학림과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라며 김씨가 언론계 선배이자 자신보다 7살 위인 신씨에게 자신을 '형'이라고 지칭한 42~45초 구간을 꼽았다. 그러면서 "게다가 '형이'라는 부분을 (뉴스타파가) 문자 녹취록에서는 '내가'라고 바꿔 표기하고 있는 것 또한 조작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상근부대변인은 "해당 매체는 친여 성향의 매체이고, 신학림은 해당 매체에서 돈을 받는 용역이고 과거 민주당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신청한 이력도 있다. 이처럼 등장하는 인물도 석연치 않고 대화 녹취 자체도 허점이 많다. 대화 녹취의 주장대로라면 조우형은 윤석열 후보를 만난 적이 있어야 하지만, 조우형은 검찰 조사에서 윤 후보를 만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확대선대본부회의에서 "민주당이 텔레그램 비밀방에 2만 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서 조직적으로 댓글 조작 지시를 내렸고, 여기에 민주당 당직자와 현역의원들까지 가담했다는 사실이 한 제보자의 양심선언에 의해 밝혀졌다"며 "비밀리에 성범죄물을 주고받았던 N번방의 수법을 그대로 사용한 '더불어N번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제보자가 3월 7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오늘 김만배 녹취록 여론조작 내부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권 본부장이 언급한 제보자는 지난 7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산하 공식 시민캠프 '더밝은미래위원회'가 운영하는 비밀방에서 '김만배 녹취록' 여론조작 지시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2만 명짜리 톡방에서 당 간부가 조직적 조작 지시를 내렸으니 여론조작이 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며 "비록 제 신상정보가 이재명 캠프 측에 붙잡혀있어 제 신변이 위험해질지도 모르지만, 저는 더 이상 조작이 만연한 정권의 부역자로 살고 싶지 않다. 누군가의 손에 죽더라도, 끝까지 양심을 지키며 죽을 것이다. 널리 퍼뜨려주시라. 아 그리고, 저는 절대 자살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오후 2시 30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이재선 온라인소통단 플랫폼 총괄팀장 및 성명불상자들을 ▲형법상 업무방해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혐의(윤석열 후보자에 대한 뉴스타파 보도 '김만배 녹취파일'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및 포털사이트 추천수 조작 등)로 대검찰청 민원실에 고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