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언이설하는 참모들 때문에 푸틴 대통령 틀린 정보만 전해듣고 있어
'이 같은 정보 오류가 러시아에겐 전략적 실수로 작용해 왔을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으나 우크라이나 시민과 군대의 굳센 저항 의지로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일부 시민들이 러시아군의 공세에 꼼짝 없이 갇힌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맞서 일부 도시를 재탈환하기도 했다.
케이트 베딩필드 미 백악관 공보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푸틴 대통령이 군지휘부의 호도 속에 사리분별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 본인과 군지휘부 사이에 긴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고전을 겪고 있거나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망가뜨려졌다는 등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이 사실을 말하기 두려워 하고 있는 까닭에 푸틴 대통령은 잘못된 정보만을 전해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베딩필드 공보국장은 "이는 러시아에겐 전략적 실수로 작용해 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의 해당 발언과 관련 러시아 크렘린궁은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편 미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한 직후부터 사건과 관련된 첩보를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고의적으로 의도한 전략 중 하나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일부 백악관 관계자는 "이는(정보를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굉장히 유용하다"라며 "지휘부 사이에 불신의 씨앗을 심을 수도 있고, 푸틴 대통령으로 하여금 누구를 믿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의적인 정보전을 통해 첩보를 대중매체에 공개함으로써 소식을 접한 푸틴 대통령이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유럽 관계자들도 푸틴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이같은 평가가 유럽의 분석과 일치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유럽 외교관은 "푸틴 대통령은 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주변 참모진을 모두 '예스맨'으로 채우거나, 긴 테이블에 멀찌감치 떨어져 앉는 것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 역시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군사 작전 목표를 재설정한 것 또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이같이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