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송지 역추적 끝에 '1200억대' 위조상품 밀수조직 검거

서울본부세관이 정보수집과 잠복, 발송지 역추적 끝에 1200억원대 위조상품 밀수 조직을 검거했다.

서울세관은 해외 유명 상표를 부착한 위조 가방·의류·신발 등 총 61000여점, 정품시가 1200억원 상당을 불법 반입하여 국내에 유통한 일당 4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세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위조상품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잠복 등을 통해 유통단계부터 역추적해 위조상품 보관 창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보관 중이던 위조 상품 등 15000여점을 전량 압수하고 관련 조직 전원을 검거했다.

적발된 조직은 위조상품을 유통하기 위해 판매총책 A(여, 38세), 창고 관리 B(남, 38세), 국내 배송 C(남, 58세), 밀반입 D(여, 38세)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위조상품을 밀반입, 보관, 판매, 배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반입 시 세관의 적발을 우려해 수십명의 명의를 도용해 중국에서 특송화물이나, 국제우편 등을 통하여 자가사용 물품인 것처럼 반입하거나, 상표와 물품을 따로 반입하여 국내에서 상표 및 라벨을 부착한 후 비밀창고에 보관했다.

국제우편의 경우 국제특송과 달리 개인통관번호를 요구하지 않아 가명을 통해 위조상품이 들어올 개연성이 있다. 다만 통관 시 엑스레이 등을 통해 확인되기에 적발이 가능하다.

판매총책은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개인 구매자에게 직접 판매는 하지 않고 위조상품 소매판매업자(이하 '위탁판매자')만 가입할 수 있는 위조상품 비밀 회원제 도매 사이트를 개설했다.

여기에 가입한 위탁판매자는 SNS나 온라인마켓에서 구매자를 찾았으며 구매자의 정보를 판매총책에게 전달하고, 판매총책은 구매자에게 물품을 발송했다.

발송 정보도 익명이나 허위정보를 기재했을 뿐만 아니라, 조직원과 위탁판매자 간에도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하여 신원을 철저히 숨겼다.

다만 서울세관은 발송지가 어느 지역에 국한돼 무작위로 보내지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망을 좁히면서 잠복 끝에 일당을 적발할 수 있었다.

송철훈 디지털무역범죄조사과 수사1팀장은 "발송처가 무작위인데 어느 지역에 국한됐다"며 "해당 지역에서 계속 잠복하면서 수사망을 좁혀갔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이런 외곽에 위조상품 창고가 있을까 싶었다"며 "좁히다 보니 전혀 그럴 거 같지 않은 보통 공장인데, 들어가 보니까 (내부가) 백화점식으로 돼 있었다"고 적발과정을 밝혔다.

서울세관은 적발된 위조상품을 모두 폐기함과 동시에, 위조상품의 밀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SNS 및 온라인 마켓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강도 높은 기획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위조상품으로 의심되는 물품을 수입, 보관, 판매하는 것을 발견하면 '밀수신고센터'로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