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풀브라이트 장학금 ‘아빠찬스’
사외이사 겸직 ‘셀프 허가’
‘금수저’ 학부모 파악 발전기금 모금
대교협 법카 부정사용, 방역수칙 위반
◆…질문받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반말논란, 금수저 조사 등 한국외대 총장 시절 행적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김 후보자의 딸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 문제 의혹이 새롭게 터져 나왔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을 정리해봤다.
◆ 딸 장학금 수여 '아빠 찬스'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2012~2015년) 재임 시절 김 후보자의 딸이 미국 코넬대학 경영학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던(2014~2015년) 2년 동안 1억원 가량의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
김 후보자의 딸은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운영하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풀브라이트 장학 선발 기준은 까다로워 지원자들의 성적과 스펙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금 선발을 총괄하는 심재옥 한미교육위원단장은 김 후보자가 동문회장이던 시절 2014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육개혁 심포지엄과 2015년 풀브라이트 ‘동문인의 날’ 행사를 공동 개최하면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겨레는 21일 과거 풀브라이트 서류·면접 심사과정을 모두 거친 한 장학생과의 인터뷰에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던 교수 3∼4명에게서 면접을 봤다. 한미교육위원단에서 그 교수들을 섭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교육위원단 직원도 한 명 들어간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논란에 대해 “장학금 선발은 주한 미 외교관이 전 과정을 감독”하며 “내부 관련자들은 평가에 참여하거나 일체 관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한국외대 총장 재직 시절 사외이사 겸임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대부분 한국외대 총장 시절 발생한 일들이다.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 재직 중 롯데첨단소재 사외이사(2018.3~2019.12)를 겸직하며 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외대의 복무규정은 사외이사를 겸직하려면 총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김 후보자가 본인의 사외이사 겸직을 ‘셀프 허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교육부 인사청문회단은 19일 설명자료를 내고 “학교법인의 승인을 받았다”며 “학교법인 이사장의 승인을 받아 해당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직했다”고 해명했다. 사외이사를 맡았던 배경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은 헝가리, 인도 등 소수 외국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후보자의 경력과 경험이 사외이사 업무에 적합하다고 보고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금수저’ 실태 조사
‘금수저’ 조사도 논란이다. 한국외대 총장 재직 시절 2015년 재학생 중 ‘금수저’ 학부모들의 현황을 파악해 발전기금 모금 등에 활용하려 했던 사실이 밝혀져 학생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학부모 중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 의사, 판사·검사·변호사 등 특정 직업을 가진 학부모들의 현황을 파악하려고 시도했다.
김 후보자 측은 19일 설명자료를 통해 “담당 부총장이 총장에게 사전 보고나 협의 없이 직접 결재·시행했다”며 “후보자가 이 사안을 인지한 즉시 중단할 것을 지시해 실제 조사는 시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과장 판단으로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부모'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으며 조사 목적은 학부모 네트워킹, 학교 발전에 대한 의견 청취와 발전기금 모금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김 후보자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회장 재직 시절에(2020년 4월 ~ 2022년 2월)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서동용 의원실은 22일 대교협이 제출한 김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및 영수증을 공개하며 "식당 출입 인원 제한이 시작된 2020년 12월 8일부터 2022년 2월까지 사용한 총 49건 가운데 31건(약 63%)이 법인카드 부정 사용이거나 방역수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6시 이후 식당에 2인만 모일 수 있던 기간에도 김인철 회장은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전 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 등', '대학기획처장단'과 식사 자리를 했다고 보고해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청문회 때 상세히 해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프로골프 김인경 선수의 학점 특혜를 지시했다는 의혹, 총학생회장에게 “가만히 있어!”라고 윽박지르는 등 학생들에게 막말 발언 및 학내 언론사와 총학생회를 탄압한 점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는 신성한 교육의 장에서 프로골프 김인경 선수만을 위한 학점 특혜를 자행해 ‘외대판 정유라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라며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송주명 전 한신대 교수는 20일 기자회견에서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을 교육부장관으로 내정한 것은 공교육 개혁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자 MB교육체제로 회귀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