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대규모 감산 논의…유가 하락에 따른 대응조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유가가 경기침체 우려로 최근 80달러 초반까지 내려오자, 산유국들이 대규모 감산을 논의 중이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의 협의체인 'OPEC+'는 오는 5일 정례회의를 통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을 감산하는 방안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OPEC 관계자는 "개별 회원국의 개별적인 감축이 뒤따를 전망이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감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완다의 애드워드 모야 수석 분석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OPEC+의 존재가 매우 강력해졌다"며 "이들이 국제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PEC+는 코로나19 대유행에 수요가 줄자 2020년 기록적인 감축을 한 뒤, 올해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다만 계획된 증산량을 달성하지 못한 가운데 8월의 경우 360만 배럴 덜 생산했다.

ING 분석가들은 "OPEC+가 100만 배럴을 초과하는 대규모 감산을 발표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감산은 이보다 적을 수 있는데, 이는 회원국들의 현재 생산량이 목표 생산량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OPEC+ 입장에선 최근 유가가 고점에서 급락했기 때문에 감산이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OPEC+의 대규모 감산 논의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2% 치솟았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4.4% 올랐다.

최근 4개월 동안 국제유가는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와 에너지 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WTI는 11%, 브렌트유는 8.8% 각각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