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감사원에 정보 제공했다면 국민에 대한 배반 행위"
홍영표 "감사원이 보낸 공문 제출하지 않으면 고발할 것"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창기 국세청장. (국회방송 화면 캡쳐)
감사원이 최근 7000명이 넘는 공직자의 5년치 철도 이용 내역, 하이패스 이용 기록 등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공직자 사찰 의혹이 국세청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12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감사원으로부터 7000명의 공직자에 대한 기타소득 납부 실적을 요구 받은 사실, 자료를 제공한 사실 등을 국세청에 확인해 달라고 5일 전에 요청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면서 감사원으로부터 자료요구가 있었는지 물었다.
이에 박해영 국세청 감사관은 "감사원으로부터 어떤 공문이 와 있는지 제출받은 자료를 각 과별로 제공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서 "감사원에서 감사와 관련 해서 자료 요구가 있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자료 제공을 했는지, 구두 요청인지 서면 요청인지를 묻자, 박 감사관은 "제공여부는 확인 못했다"면서 "공문으로 자료 요청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감사원에서 여러 과로 공문을 보냈을리는 없고, 해당 공문을 복사해서 주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박 감사관은 "확인해서 추후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료 요구를 할 경우에는 구체적인 감사 목적을 밝히고 자료요구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포괄적으로 공직자 명단 7000명을 제시하면서 지난 5년간의 기타소득 납부 실적을 제공하라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7000명의 과세정보 요청에 대해 국세청이 자료 제공을 했다면 법 위반 아닌가"라며 "국민에 대한 배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국세청장은 지금까지 개별 납세 정보에 대해선 답을 할 수 없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감사원이 목적도 밝히지 않고 자료를 요구 한 것에 대해 정보를 제공했다면 국민에 대한 배반 행위"이라고 거듭 힐난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도 공문을 밝히라며 국세청을 압박했다.
홍 의원은 "국회의원이 요구하는데 공개를 못하는 자체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저한테도 공문을 달라. 이 문제는 묵과할 수 없다. 7000명의 개인신상에 대해 자료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감사원이 무엇을 하기 위해 7000명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는 지 기준이 있을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감사원에서 지방청에 일일이 공문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세청장이 모른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런식으로 (대응)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대한민국 감사원이 윤 정부 출범 후 안하무인의 감사원이 됐다. 무소불위의 감사원으로 정치적 보복의 선봉장 같다"면서 "그런데 국세청에 무슨 근거로 7000명의 자료를 보내라고 했는 지 우리가 알아야 될 것 아닌가. 이런 문제를 불투명하게 처리하면 지금까지 국세청 직원들이 쌓아온 중립성과 공정성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 한다고 하지 않았나. 감사원에서 국세청에 요구한 자료를 보내라고 한 공문을 제출해 달라. 제출하지 않으면 고발할 것이다. 개인정보를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창기 국세청장은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과 대통령실 간 '문자메시지 파문' 등 논란과 관련해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정식 고발하기로 했다.
박 원내대표는 "감사원이 7000명이 넘는 공직자의 5년치 철도 이용 내역도 모자라 이번엔 도로교통공사 특정 차량의 하이패스 이용 기록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기관장을 쫓아내기 위해 집요하게 표적 감사해온 방송통신위원회 관용 차량에 대한 이용 기록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정권력을 흥신소처럼 남용한 감사원의 행태가 기가 찬다"면서 "감사원법 위반과 민간인 사찰 의혹 등 정치탄압에 혈안된 감사원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