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 상습 정체구간 지하화
M30 고속도로...상부에 대규모 수변공원 만들어
도라노몬 힐스...도로공간 복합 개발 성공 사례
막대한 재원, 공사 중 야기될 교통정체 민원 부담
◆…서울 마포구 강변북로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서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에 이어 경부고속도로 서울시내 구간, 강변북로 일부 구간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 등 상습 정체구간을 지하화하는 재구조화 계획을 밝혔다.
지하화 사업 추진 구간은 강변북로 가양~영동대교까지 17.4㎞ 구간,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IC까지 7.0㎞ 구간이다. 강변북로는 현재 양방향 8개 차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변북로 지하화가 추진되면 가양~영동대교 구간의 8개 차로 중 6개 차로만 지상에 남고, 지하에 각 3차로씩 6개 차로가 추가로 생겨난다.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IC 구간도 지하화된다. 시는 해당 구간에 왕복 12차로의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럽을 방문 중인 오 시장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오공원'을 직접 둘러보고 도로공간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마드리드 리오 프로젝트 사진:뉴욕시 보고서 캡처
리오공원은 도로 일부가 지하화되고, 지상부가 공원이 된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07년 마드리드 만사나레스강 인근의 M30 고속도로를 지하로 재구조화하고, 상부에는 8㎞ 길이의 대규모 수변공원을 만들었다. 물결치는 소용돌이 모양 디자인으로 관광 명소가 된 '아르간수엘라 도교'가 대표적이다.
M30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도심을 순환하는 고속도로다. 이 도로는 구간이 무려 22.2㎞에 이른다. 마드리드시는 2004년부터 2007년에 ‘Calle 30’프로젝트를 통해 교통정체가 심한 구간을 우회하는 대심도 지하도로 건설을 계획했다. 예산 39억유로(약 4조9700억원)를 책정해 2004년 9월부터 2007년 중반까지 4개 터널 구간을 뚫었다.
M30처럼 해외에서는 이미 교통정체 개선과 도시 내 부지 마련 필요성 등의 이유로 기존 도로의 지하화 및 상부 개발 등의 도로공간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미국 보스턴 중앙간선도로·터널 프로젝트를 말하는 '빅디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다. 보스턴시는 교통난 해소와 21세기형 도심 재개발을 목표로 1982년부터 2007년까지 150억달러를 투입해 고가고속도로를 철거하고 이 용지에 선형 공원을 조성했다.
보스턴 외곽과 도심 간 약 26km를 연결하는 6차로 도로를 8~10차로로 넓혔으며,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지하도로로 대체하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과도한 공공재원 투자와 주변 부동산 폭등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애틀의 알라스칸 고가도로 사진:워터 프론트 시애틀 홈페이지 캡처
미국 시애틀의 알라스칸 고가도로도 기존의 고가도로를 지하화하고 도로 상부는 공원으로 조성했다. 2013년 본격적인 터널공사를 시작해 2019년에 개통됐다. 해당 사업에는 약 21억 5000만달러의 예산이 편성됐다. 신규 지하터널은 북행 차선이 아래층 남행 차선이 위층에 설계된 이중 데크 터널로 스마트 교통 기술을 갖추고 있다.
◆…프랑스 파리 지하 고속도로 '듀플렉스 A86' 사진:프랑스 빈치건설 홈페이지 캡처
교통 체증 해결의 모범적 사례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 지하 고속도로 '듀플렉스 A86'는 말 그대로 2층 구조다. 위층은 상행선, 아래층은 하행선이 달린다. 파리는 이 구간을 지하화하기 위해 30년간 논의를 거쳤다. 애초 지상에 도로를 놓자는 의견도 많았지만 대규모 녹지와 베르사유궁전 인근 역사 유적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최종적으로 지하화하기로 했다.
프랑스 파리에 조성된 부도심 '라데팡스' 역시 대표적인 도로공간 입체 개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도로와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에는 공원과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 미학과 기능이 조화된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라데팡스 개발공사(EPAD)’를 설립해 1964년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도라노몬 힐스 사진:도라노몬 힐스 홈페이지 캡처
일본 도쿄 중심지인 미나토구에 위치한 도라노몬 힐스는 일본 최대 개발사업자인 모리빌딩이 추진한 프로젝트다. 일본 정부의 주도 아래 도로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2014년 초고층 복합건물인 도라노몬 힐스가 들어섰고 그 아래로 왕복 4차선 도로가 지나게 됐다. 총 사업비 2300억엔(약 2조3000억원)이 투입된 도라노몬힐스는 도로의 상부 공간을 활용해 토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도로공간 복합 개발의 또 다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강변북로 지하화 공사에 사업비 1조200억원, 경부간선도로 공사는 1조 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총 사업비에 2조가 넘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민간 기업 유치를 통해 재원을 해결한다는 서울시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막대한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기술적 어려움, 공사 중 야기될 교통정체 등에 따른 각종 민원에 대한 부담이 사업을 이어나가는 데 복합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