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고령자 노후실태·취업현황 분석
◆…지난달 12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용인시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연금(국민·기초연금, 개인연금 등 포함한 공·사적 연금)을 받는 고령자 가운데 일을 놓지 못하는 사람의 비중이 절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고령자들은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생활비 등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다. 이른바 '일하는 노인'이 매년 늘면서, 노후소득 기반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5년간(2017~2022년) 통계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55~79세 고령인구의 노후실태 및 취업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2년 5월 기준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고령인구는 370만3000명이었다. 2017년 5월(252만4000명)과 비교해 46.7%나 늘어난 규모다. 연금을 받는 고령인구 중 일하는 자의 비중은 절반(49.7%, 올해 5월)에 달했는데, 이는 5년 전에 비해 5.9%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괄호 안은 취업자의 비중,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노인들이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연금으로는 노후생활을 보장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22년 5월 현재, 국민·기초연금과 개인연금 등을 모두 포함한 공·사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이었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조사한 '은퇴 후 최소 생활비' 월 216만원의 약 64% 수준에 그친다. 통계청 조사에선 55~79세 고령인구 10명 중 7명(68.5%)은 장래에도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이라는 응답 비중이 절반(57.1%)을 넘어 가장 높았다.
은퇴 이후 재취업이 안되는 고령자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5년간(2017~2021년)을 보면, 15세 이상 전체 자영업자 수는 17년 573만3000명에서 2021년 555만명으로 3.2%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159만2000명에서 193만3000명으로 21.4%나 늘었다.
특히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9명(87.2%)은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이었다. 60세 이상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17년 137만1000명에서 2021년 168만5000명으로 22.9% 늘었는데, 이는 전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율(2.3%)의 약 10배에 달한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 전망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7.5%로, 3년 뒤인 2025년엔 이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고령사회)에서 20%(초고령사회)까지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은 7년으로, OECD 조사대상 37개국 중 가장 빠른 속도였다. 일본은 11년, 미국 15년, 이탈리아 19년, 프랑스 29년, 독일 36년, 영국 51년, 오스트리아는 53년으로 한국과는 최소 4년에서 최대 46년까지 차이가 났다.
전경련은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데, 노인빈곤율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어서 향후 노인 빈곤 문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OECD 조사대상 37개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14.3%)의 2.8배에 달했다.
40여년이 지나면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할지도 모른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의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를 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24.6%로 OECD 평균(28.1%)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2026년 들어 OECD 평균(30.7%)을 역전하고 40여 년 뒤인 2060년엔 OECD 평균(45.2%)의 2배 수준인 90.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노후소득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세제혜택 강화 등 사적연금 활성화는 물론, 경직적인 노동규제 유연화·세부담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