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14년 이상 지지부진... 정부, 시범운영 후 법제화 접근"
성일종 "당의 1호 법안... 이명박·박근혜 때도 추진했지만 못해"
이영 "대기업 30개·위탁기업 44개·수탁기업 317개社 시범운영"
김기문 "선진국은 시스템으로 단가 인상... 조속한 법제화 필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 네번째부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주요 원자재 값이 오르면 원청업체가 의무적으로 납품단가를 올려주는 '납품단가 연동제'와 관련해 "이제는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우리 당은 중소기업의 회복이 곧 경제 회복이라고 생각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는 2008년부터 무려 14년 이상 꾸준히 논의돼왔지만,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에 논의가 지지부진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원사업자의 사업여건이 악화될 수가 있고, 중소기업 간 거래에도 적용돼 중소 원사업자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경우에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저됐다"며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 후에 법제화하려는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납품단가 연동제는 약자와 동행하는 저희 당의 1호 공약이자 법안"이며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때도 추진했지만 못했던 법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납품단가 연동제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법안이 아니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시장상황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때 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한 법안"이라며 "예측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만 중소기업인들이 사업계획을 짜고 성장을 구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은 "중기부는 지난 9월부터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기업 30개 사를 포함해 위탁기업 44개 사, 수탁기업 317개 사 등 총 361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초안을 마련한 이후에 업계, 전문가, 관계 부처를 만나 상당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또한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 운영을 통해 실제로 체결된 334건의 특별약정서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법안 마련에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중기부는 실효성 확보를 위해 ▲탈법행위 및 위탁 임의취소 금지 ▲탈법행위에 대한 과태료 신설 ▲분쟁 조정권한 명시 등의 규정도 담았다. 위탁기업의 탈법 행위 등 법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중기부가 조치할 수 있는 다양한 제재도 부과했다"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은 60년 중소기업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하지 못한 일을 현재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오른쪽)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어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원자잿값이 급등하면 사급(賜給/발주회사가 직접 원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해 협력업체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원자재를 공급하고, 현대자동차는 비철 금속을 대상으로 연동제를 잘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모범적인 대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기업은 여전히 연동제를 안 하고 있어 법제화는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의 36%가 수탁기업이고 근로자의 41.5%가 수탁기업에서 종사하고 있어 '납품단가 제값 받기'는 근로자의 임금 인상과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과 국민 10명 중 9명이 연동제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고 여야도 합의한 사항인 만큼 조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과 정부가 함께 중소기업의 14년 숙원 과제인 납품단가 연동제 입법에 민당정협의회를 만들어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당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명호 의원, 장동혁 원내대변인, 국회 산자위 여당 간사인 한무경 의원과 직전 간사였던 이철규 의원 등이, 정부 측에선 이영 중기부 장관과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보, 오기웅 중기부 기조실장, 이대희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 정기환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관이, 민간에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 회장, 석용찬 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7월 출범한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는 납품단가 연동제 적용 업종과 연동 수준 등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10월 약 석 달 만에 활동을 종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