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압승 예상 뒤집고 민주당 선전
증권가 “국내 증시 제한적 영향”
◆…8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중간선거 야간 파티에서 론 드산티스 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의 모습. 로이터 제공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우세한 ‘레드 웨이브’가 예상됐으나 기대에 비해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예상과 다른 선거결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보다는 오늘 저녁 발표될 물가지표에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213~222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의석수는 예상보다 적었다. 상원의 경우 공화당 50석, 민주당 49석으로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주요 접전지역인 조지아주의 경우 승패가 확정되지 않아 결선투표를 치른다. 다음달 6일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전체 입법부의 지형이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물가가 30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 성과는 사실상 민주당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결과를 한달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정책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면서도 “증시는 중간선거 결과보다 오늘 저녁 예정된 물가지표에 더 촉각을 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컨센서스는 7.9%로 9월(8.2%) 대비 소폭 둔화가 예상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간선거는 통상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이벤트로 평가됐지만 약 한 달간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단기적으로는 상원 투표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CPI 발표가 증시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횡재세 발표 이후 가파르게 반등했던 공화당 수혜주의 상승세는 둔화하고, 민주당 수혜주 위주의 저가 매수세 유입은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수혜 업종으로는 친환경, 미국 전기차 부품, 헬스케어 서비스가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공화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수록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어려워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채금리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최근 주가 및 국채가격이 상승했다”며 “반면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법인세 확대, 금리상승 등으로 주가 하방 요인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간선거가 증시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선거결과가 어느 쪽으로 결정된다 해도 미국과 전세계 질서에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해도 입법을 통한 압박은 제한적이고 선거 과정에서 양당의 정책적 대결도 뚜렷하지 않아 선거 이후 급격한 변화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대통령의 중간선거 패배가 정책 불확실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인식되면서 시장 반응은 우호적”이라며 “경제정책 관련해 불확실성이 낮아진 긍정적인 환경이 전망되지만 다음 대통령선거까지 정치적인 긴장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다봤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통화정책의 향방이 더 중요한 요인이기에 정치 이벤트가 증시 방향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중간선거 노이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2차전지와 자동차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