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초엔저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日과 수출경합 높은 품목에 지원 강화 필요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초엔저로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168억 달러 감소했다"며 "초엔저의 부정적 영향 완화를 위한 국제공조, 일본 제품과의 경쟁품목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일본 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로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 9월까지 168억 달러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이 가장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수출지원책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7일 내놓은 '초엔저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엔달러 환율은 작년 4분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2021년 4분기 8.9%, 2022년 1분기 9.8%, 2분기 18.5%, 3분기 25.5%로 급등세를 보인다. '초엔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3분기 평균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17.9%나 뛰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제조업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간 수출 경합도는 높다. 한경연의 분석에선, 2020년 현재 주요국과의 제조업 수출 경합도는 한국과 일본 간 경합도가 69.2로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68.5, 한국과 독일은 60.3, 한국과 중국은 56.0의 순이었다.
엔달러 환율 변화가 한국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엔달러 환율 상승률이 1%포인트 상승(엔화가 1%포인트 절하)하면, 한국 수출가격은 0.41%포인트 하락하고 수출물량은 0.20%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출금액 증가율은 0.61%포인트 낮아진다. 이는 한경연이 2005년 1분기에서 2022년 3분기까지의 분기별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다.
올 1~3분기 중 엔달러 환율 상승률은 17.91%로, 원달러 환율 상승률(12.05%)에 비해 5.8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1~3분기 엔달러 환율 초과 상승률(5.86%포인트)과 엔달러 환율 상승률 1%포인트당 수출금액 증가율 영향계수(-0.61%포인트)를 이용해 엔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올 9월까지의 한국 수출감소액을 추정한 결과, 누계 기준으로 168억 달러가 줄었다. 이는 한국 9월 누계 무역적자 288억9000만 달러의 58.2%에 해당하는 수치다.
엔달러 환율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이 1%포인트 높아지면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0.14%~0.28%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초엔저가 한국은 물론 일본에도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봤다. 초엔저가 원자재 등 수입액을 증가시켜 무역적자를 심화시키고, 이는 다시 엔화 약세를 초래해서 무역적자가 누적적으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의 올 1∼9월 중 무역규모 대비 무역적자 비율은 9.1%로 우리나라 2.7%의 3배 수준을 넘고 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초엔저 양상이 심화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수출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고, 일본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다"며 "초엔저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공조 노력과 함께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R&D 등 수출지원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