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드코로나' 전환 본격화..."시진핑도 방역완화 시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완화를 시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EU) 관료들을 인용, 시 주석이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코로나19의 기존 변이보다 덜 치명적인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봉쇄 규정이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11일 ‘방역 최적화’를 명목으로 20가지 방역 유연화 조치를 내놓았다가, 감염이 급속 확산하자 지방별로 다시 봉쇄 중심의 고강도 방역으로 회귀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4일 신장 우루무치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면서 피해 확산 원인이 봉쇄용 설치물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25∼27일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각지에서는 우루무치 희생자를 애도하고 방역 완화를 요구하는 이른바 ‘백지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의 여파로 중국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의 조치를 내놓았다. 방역 실무 총책임자인 쑨춘란 부총리의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좌담회 관련 보도문에서는 중국이 고수해온 방역 정책 명칭인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라는 표현이 빠졌다.

각 지역에서는 ‘저인망식’으로 감염자를 가려내는 상시적 전수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벗어나 ‘위드 코로나’로의 이동을 보여주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가장 삼엄한 방역 태세를 유지해온 수도 베이징과 인근 대도시 톈진의 경우 대중교통 수단 이용 시 필요했던 48∼72시간 내 PCR 검사 음성 결과 제시 의무를 폐지했다. 남부 광둥성 선전시에서도 버스, 지하철, 택시 등 시내 교통수단 이용 승객의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교통운수국이 3일 밝혔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 온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 출신 언론인도 이같은 기조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언론사에서 총편집인까지 지낸 후시진은 2일 저녁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러스 전파는 막을 수 없으며, 계속 대규모 봉쇄를 하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면서 “독성은 약하고 전파력은 매우 강한 최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맞게 대응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 “젊은이들의 풍요한 청춘 시대와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보장, 기업들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서는 전염병의 위험을 의연하게 감내해야 한다”고 방역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