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이런 걸 보고 패륜이라고 하는 것"
이재명 "공감 능력이 저리 없을 수 있나"
박찬대 "진영 떠나 사람으로서의 도리 먼저"
변협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린 언행 중단하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15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49일째인 16일 정부를 향해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이태원 참사로 혼자 살아남은 것을 괴로워하던 고등학생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라면서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진영 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부대표는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런 걸 보고 패륜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송 공동부대표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라며 “잘못했으면 분명히 사과를 해야 하는데 단 한 번도 사과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권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에 대해 "명백한 2차 가해" "가슴 후벼파는 망언"이라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정부 여당 인사들의 막말과 망언을 보면서 ‘참 못됐다’, ‘공감 능력이 없어도 어떻게 저렇게 공감 능력이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으로서 얼굴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러운 여당 인사들의 막말 행태는 희생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직격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좌우 진영 논리를 떠나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먼저다"며 "국민의힘은 희생자를 모욕하고 유가족 가슴 후벼파는 망언, 막말을 멈추고 진상규명의 길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윤석열 정부의 관료들이 황당무계한 망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시 한번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 총리가 발언에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과거에 한 총리는 저러지 않았다"면서 "대통령한테 줄을 서는 것이 너무 눈에 보이고 이게 아부 아니냐까지도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한 총리의 발언에 "충격적인 망언"이라며 "한 총리가 나서서 이 청소년의 죽음이 본인 탓이라며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 등까지 떠미는데, 활개 치는 악성댓글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외신기자들 앞에 이태원 참사를 농담거리로 받아치던 그 모습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는게 드러났다"며 "SNS상에 떠도는 ’악성 댓글‘들은 한덕수 총리와 정부여당의 망언들이 키운 괴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16일 성명을 통해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공격과 폄훼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변협은 “누구도 이 참사의 피해자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도 이 참사 현장에 공권력이 없으리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없다"며 "이 참사는 피해자들의 책임이 아니다. 막지 못한, 구하지 못한 이 사회와 국가에 그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도 섣불리 공격하지도 마라"면서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린 언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