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매파 의원이 중심이 되어 IT를 비롯한 일부 직업군의 원격 작업을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 중으로 나토(NATO) 국가 기업에서 원격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유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IT 전문가들의 경우 아예 러시아에서 출국하는 것을 금지할 것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는 전쟁 발발 후 군대 소집과 파견, 그리고 동원령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일자리 찾기가 쉬운 IT 직업군의 이탈이 가시화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현재 해외 러시아 기업에서 일하는 IT 전문가도 10만여 명에 달하는 상황이 고려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러시아 매체들은 러시아 출국 금지 법안이 러시아 IT 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경쟁력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교부 관리도 “결국에는 해외 직원을 포함해 가장 재능있는 직원을 유치할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강경 매파 의원들의 법제화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전쟁 이후 환멸을 느낀 많은 러시아 젊은이들은 러시아어권 국가인 라트비아, 조지아, 아르메니아와 같은 국가로 이주했고 일부는 더 큰 꿈을 품고 아르헨티나처럼 먼 나라로 향하고 있는 현실이다.
36세의 러시아 출신 IT 전문가인 로만 툴로프는 어떤 상황이 돼도 러시아로 되돌아갈 생각이 없다면서 “한동안 러시아를 떠나고 싶었고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더 이상의 삶은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라고 말했다.
26세의 제품 디자이너 율리아는 팀의 4분의 1이 압박을 받아 러시아로 돌아가느니 일을 그만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선택이 아닌 테러리스트와 협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러시아 하원의 강성 의장인 뱌체슬라프 볼로딘(Vyacheslav Volodin)은 해외로 이주한 노동자들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37세의 전업 온라인 포커 플레이어 사샤는 러시아에 세금을 내는 것을 중단했다며 “세금을 내는 것은 곧 군대 확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앞으로 세금을 낼 계획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